아이폰의 새로운 인터페이스: 3D 터치 사용기

애플은 지난 수요일 애플TV, 로즈골드 아이폰 6s, 거대한 아이패드 프로, 소소하지만 중요한 의미를 가진 3D터치 등 많은 신제품을 발표했다. 지금껏 우리는 화면을 밀고, 꼬집고, 탭(tap)하는 방식으로 기기를 다뤄왔지만 아이폰 6s 사용자부터는 손끝의 압력을 감지 할 수 있는 3D 터치 기능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사진, 캘린더, 이메일, 메시지 등에서 간단히 내용을 보고 더 많은 옵션이 필요하면 더 세게 꾹 누르는 식이다. 일명 ‘팝앤픽(pop and peek)’이라고 하는데 더 빠르고 효과적으로 아이폰을 다룰 수 있게 해준다. 예를 들어, 홈스크린에서 3D 터치는 여러 단계의 과정을 곧바로 수행할 수 있게 해준다. 홈스크린에서 메시지 아이콘 위에 손가락을 올려놓고 있으면 주변이 흐리게 처리되며서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나타나며 옵션 선택 후 좀 더 힘을 주면 곧바로 그 사람과 메시지를 주고 받을 수 있다. 앱에서 3D 터치는 앱의 특성에 맞는 옵션을 제공한다. 메일을 보다가 레스토랑 초대와 함께 웹사이트 링크가 있다면 간단하 링크를 둘러보고 수락여부 메일을 현재 화면에서 보내거나 더 세게 눌러 웹사이트를 브라우저에서 열 수 있고, 날짜가 있다면 캘린더 미리보기를 통해 등록된 일정을 체크 후 답장을 할 수 있다. 아이폰의 가장자리를 세게 누르면 앱(app)이 카드처럼 펼쳐져 더 이상 홈버튼을 두 번 누르는 수고를 하지 않아도 된다.

tN 인사이트: 애플은 클릭휠(Click wheel), 터치, 꼬집기같은 제스처와 여러 개 손가락을 사용하는 등 다양한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꾸준히 개발하면서 우리가 스마트 기기를 다루는 패턴을 주도해왔다. 꽤 많은 언론이 ‘3D 터치’에 대해 새롭지만 놀랍거나 혁신적이지 않다는 평가와 함께 6s로 구매를 이끌긴 다소 힘이 약하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지만 내 생각은 좀 다르다. 3D 터치는 사람들이 기기를 다루고 콘텐츠를 소비하는 패턴을 바꾸기 시작할 것이고 사람들의 반복된 행동(패턴)은 다시 다른 기기들을 바꾸기 시작할 것이다. 요즘 태어난 아이들은 콘텐츠를 소비할 때 마우스를 찾지 않는다.

애플워치를 통해 맛본 포스터치(Force touch)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였다. 작은 기기에서 빠르게 사용자의 의도를 실행하는데 이보다 더 훌륭한 방법이 있을까? 애플 제품은 늘 일관되고 튼튼하게(Robust) 동작하는게 장점이었지만 여러 절차를 거쳐야 하는 단점이 있었다. iOS가 업데이트 된 후부터 알람센터나 제어센터가 있어 그나마 번거로움이 좀 없어졌지만 그 전엔 어땠는가? 와이파이를 켜고 끄기 위해 설정을 수 십번 드나드는 건 예사였다. 애플워치의 시계 페이스를 바꿀 때 애플이 기존 방식대로 “설정 > …”을 통해 바꾸도록 두었다면 사람들은 시계 페이스를 바꾸지 않거나 (애플의 의도와 정반대로)시계에 머리를 처박고 있는 시간이 늘었을 것이다. 지메일이 이메일을 프로모션, 소셜, 구매내역 등으로 묶어 보여주기 시작하면서 원래 이메일은 이랬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애플워치를 쓰면서 앱 아이콘 위에 떠 있는 지긋지긋한 뱃지 숫자를 없애기 위해 무의미한 반복동작을 하지 않아도 되기 시작했다. 자세히 보면 방식은 다르지만 의도는 같다. 이번 애플 이벤트에서 3D 터치를 제대로 보기 위해선 제품을 지워야 한다. 아이폰, 맥북 터치패드와 같은 제품을 머릿속에서 모조리 지우자. 그리고 남는 것이 3D 터치의 진가다.

3dtouch* 3D 터치가 구현된 아이폰 6s. 내부 동작을 쉽고 흥미롭게 보여주는 영상은 여기를 클릭 (2:10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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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FID, 스마트폰 영상처리로 소프트웨어 개발을 시작했고 삼성테스코에서 이커머스 시스템을 담당했습니다. 현재 3D 입체영상 촬영 원천 기술을 보유한 하드웨어 스타트업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클라리넷 연주를 하며 책읽기와 글쓰기를 좋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