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불임 시술한 모기로 전염병을 막는다.

‘알파벳(alphabet)’의 생명과학 자회사인 베릴리(Verily)가 2천만 마리의 불임 시술된 모기를 프레즈노 카운티(Fresno county)에 방출하는 디버그 프레즈노(Debug Fresno)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음을 밝혔다.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프레즈노 카운티는 2013년 이집트 숲 모기(Aedes aegypti)가 처음 나타난 이후 매년 개체 수가 늘어나는 지역 중 하나이다. 문제는 이집트 숲 모기가 지카, 뎅기, 치군구니야 바이러스(chikungunya virus), 황열 등을 전염시킨다는 데에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베릴리는 켄터키에 위치한 모스키토 메이트(Mosquito Mate)와 프레즈노 카운티의 모기 퇴치 유관기관들(mosquito control agency, Consolidated Mosquito Abatement District)과 협력관계를 맺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연구진은 이 지역의 모기를 퇴치하기 위한 답을 세균에서 찾았다. 모기에게 감염되는 볼바키아(Wolbachia pipentis)라는 세균은 자연에 원래부터 존재하던 세균으로 감염된 모기가 낳은 알이 정상적으로 부화할 수 없게 만든다. 연구진은 이 세균을 모기에게 감염시키고 그중 수컷 모기를 선별하여 기른 뒤 자연으로 방출하여 야생의 암컷 모기와 교미 시킬 예정이다.

이들이 수컷 모기를 개량하여 방출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우선, 수컷 모기는 사람을 물지 않는다. 암컷은 품고 있는 알의 영양분 공급을 위해 피를 빨아먹지만 수컷은 그럴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또한 암컷은 일생에 한 번만 교미를 하지만 수컷의 경우 계속 교미를 하기 때문에 수컷을 방출하는 것이 개체 수 조절에 더욱 효율적이다. 베릴리는 이를 위해 자동 성별 분류 시스템을 만들고 수컷 모기만 방출하려하고 있다.

미국에서 모기를 퇴치하기 위한 기업들의 노력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작년 11월, 플로리다의 케이 헤븐(Key Haven) 섬에서는 영국의 생명공학 회사인 옥시텍(Oxitec)이 개발한 FriendlyTM mosquito라는 유전자 조작(GM) 모기를 방출하는 것에 대한 주민 찬반투표가 열렸었다. FriendlyTM mosquito는 OX513A라는 유전자를 가진 수컷 모기로 새끼에게 독성 단백질 유전자를 전달해 태어난 자손이 죽게 된다. 유전자 조작 모기라는 것과 브라질에서의 시험 방출 후 3%의 자손이 성체로 성장하면서 오히려 지카 바이러스를 창궐시킨 주범이 된게 아니냐는 논란이 더해지면서 좋지 않은 여론을 의식한 플로리다 모기 퇴치 위원회(FKMCD)가 주민 투표로 결정한 것이다.

하지만 베릴리의 모기들은 자연에 원래 존재하는 세균을 이용한 방법이고, 2016년 미국 환경 보호국에서 시행된 환경 위험도 평가에서 다른 종에게 어떠한 피해도 주지 않을 것으로 인증되면서 유전자 조작이나 생태계 교란에 대한 반발이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베릴리와 함께 모기 퇴치 활동을 펼치는 모스키토 메이트(Mosquito Mate)는 볼바키아 세균을 이용한 불임 모기 생산을 처음으로 시도한 곳으로 로스엔젤레스, 프레즈노 카운티 등지에 시험 방출을 한 경험이 있는 단체이다. 이전에는 단체의 직원들이 플라스틱 운반 통을 들고 직접 모기를 방출했지만 베릴리가 제작한 자동화 로봇과 알고리즘을 이용해 25배의 모기를 더 방출할 수 있게 되었다. 베릴리의 도움으로 이번 시험 방출에서는 총 2천만 마리의 수컷 모기들이 20주에 걸쳐 300에이커에 방출될 예정이다.

베릴리의 수석 엔지니어 리누스 업슨(Linus Upson)은 이번 시험 방출이 저렴한 가격으로 지역의 모기 퇴치를 도와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우리가 전 세계의 사람들을 모기로부터 구하기 위해서는 불임 모기를 사육하고, 필요한 곳에 방출하고, 개체 수를 측정하는 모든 과정이 상당히 낮은 비용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올해 말, 베릴리는 호주에서 한번 더 시험 방출을 실시할 계획이고 새로운 환경에서도 모기의 개체 수 조절이 잘 이루어지길 기대하고 있다.

관련 내용: Verily blog, “Debug Fresno, our first U.S. field study.”

헬스케어 스타트업을 준비하고 있으며, 브런치에서 'Health Fact'라는 건강 매거진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Sub-clinical health care에 대한 관심이 많고 테크 기사에 의학적 인사이트를 담아내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한양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 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