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주스기 스타트업 쥬세로(Juicero)의 몰락

금년 4월에 블룸버그쥬세로의 스마트 주스기를 이용하지 않고도 손으로 주스재료 팩을 짜면 2분내에 동일한 양의 쥬스를 얻을 수 있다고 폭로한 바 있다. (하기 유튜브 동영상 참조) 쥬세로의 스마트 주스기의 가격이 비교적 고가인 $399이었으니 이러한 폭로는 상당히 큰 파문을 일으켰다. 한편, 2016년 3월 출시 당시 쥬세로의 스마트 주스기 가격은 $699으로서 더 비쌌었다.

그 이후, 쥬세로는 스마트 주스기를 환불해 주는 등 불거진 파문을 수습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그러나 결국 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사업 시작 16개월만에 자사 홈페이지에 판매 중단을 알리고, 인수 기업을 물색한다고 알렸다.

쥬세로의 스마트 주스기를 구입한 소비자들은 집으로 배송되는 $5 내지 $8의 주스재료 팩을 스마트 주스기에 넣고 짜서 과일/야채 주스를 즐길 수 있었다. 특히, 주스재료 팩을 스마트 주스기로 짠 후에 바로 버리면 되므로, 스마트 주스기에 주스 재료를 직접 넣거나 스마트 주스기를 청소하는 과정이 없어서 사용이 간편한 이점이 있었다. 또한, 주스재료 팩의 QR 코드를 이용해 섭취한 영양소를 앱에 기록하거나 주스재료 팩의 유통기한이 다되어 간다는 경고를 수신하는 기능도 있었다.

이러한 쥬세로의 스마트 주스기는 실리콘밸리 투자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아 캠벨 수프 등으로부터 $118.5M(약 1,300억)의 대규모 투자를 받았었다. HAX에 따르면, 하드웨어 스타트업의 초기 펀딩액은 대개 $1M 정도에 불과하므로, 쥬세로의 스마트 주스기가 얼마나 투자자들에게 인기가 있었는지 알 수 있다. 투자자들은 쥬세로가 주스재료 팩을 이용한 서브스크립션(subscription, 구독) 모델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 끌렸고, 쥬세로가 스마트 주스기의 압력이 테슬라 차량 2대를 들어올릴 정도라고 과대 포장한 것도 하드웨어에 무지했던 투자자들의 통큰 투자에 한 몫을 했다. 그리고 쥬세로의 사업이 B2B에 근접했던 것도 투자 유치에 도움을 주었다. 그러나 스마트 주스기의 실체가 탄로나면서 쥬세로는 결국 사업을 접게 되었다.

쥬세로는 비즈니스에 대한 여러가지 시사점을 던져준다. 즉, 하드웨어 스타트업들에게는 하드웨어의 단순 판매뿐만 아니라 이를 이용한 비즈니스 모델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예를 들면, 서브스크립션 모델에서는 지속적인 현금 흐름 창출이 가능하므로 안정적인 사업 운영을 위한 토대를 마련할 수 있다. 서브스크립션 모델 채택시에는 소비자들에게 서브스크립션이 필수적인지, 이미 소비자들에게 서브스크립션으로 익숙한 것인지 여부 등을 체크할 필요가 있다. 궁극적으로, 소비자를 속이는 기업은 영속할 수 없다는 것도 쥬세로가 잘 보여준다.

관련 기사: NYTimes | 이미지 출처: NY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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