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콘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조랑말? – 비틀거리는 DTC 브랜드들

온라인에서 제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모델인 Direct To Consumer (DTC)는 업계의 유니콘과 같은 존재였다. 가장 대표적인 성공 사례가 바로 와비 파커와 달러 쉐이브 클럽이다. 이처럼 DTC 성공 모델을 꿈꾸며, 제2의 와비파커를 꿈꾸는 많은 신생 기업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런데 최근 기대와 달리 실적이 저조한 브랜드가 잇따르자, DTC 모델이 과대평가된 것 아니냐는 회의적인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장밋빛 전망에 찬물을 끼얹은 것은 최근 상장한 DTC 매트리스 브랜드 캐스퍼 (Casper)이다.

제2의 와비파커가 될 줄 알았던 캐스퍼, 알고 보니 반토막 신세?

최근 Marker에 따르면, 온라인 매트리스 판매업체 캐스퍼의 IPO 가격을 당초 17-19달러 선에서 12-13달러 선으로 대폭 낮췄다 . 캐스퍼의 기업 가치는 11억 달러에 달한다는 IPO 이전의 평가와는 달리, 금액은 절반에 해당하는 5억 불로 주저 앉은 셈이다. 이를 두고 캐스퍼의 CEO는 “시장의 평가는 시점에 따라서 달라질 뿐이다” 며, 다소 문제를 회피하려는 듯한 발언을 남겼다. 

하지만 시장의 평가는 냉정한 법이다. 캐스퍼는 2019년 기준, 6천 7백 4십만 달러에 해당하는 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2018년, 9천 3백 2십만달러에 비해 다소 줄어든 수치이긴 하지만, 사람들은 과연 매트리스 브랜드로 돈을 벌 수는 있는지에 대해 의구심을 품기 시작했다.

온라인으로 매트리스를 판매하는 Casper

눈덩이처럼 커지는 고객 확보 비용 –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최근 주춤한 DTC 브랜드로 Outdoor Voices가 있다. 이 브랜드의 창업자인 타일러 헤이니는 최근 회사를 떠났다. Outdoor Voices는 활동적이며, 적극적인 여성상을 대변하며, 인스타그램에 친화적인 브랜드로 젊은 층에게 인기를 얻고 있었다. 하지만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최근 심각한 비용 문제를 겪고 있다고 밝혔다. BoF 역시 이러한 문제점을 언급하며, Outdoor Voices는 2019년 한 해 동안 매월 2백만 달러의 매장 유지비로 지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 동안 창업 성공 신화로 언급되다가, 최근에는 사업 경험 없는 젊은 CEO가 과도한 판관비 지출로 인해, 한계를 여실히 보여준 것 아니냐는 비판적인 여론이 힘을 얻고 있다. 차세대 나이키이자, 룰루레몬을 꿈꾸는 DTC 브랜드로서 위상이 다소 추락한 모습이다. 

특히 이러한 비용의 증가는 소위 1등급 DTC 브랜드들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라 시사점이 크다. 오프라인 매장은 새로운 고객 유치 및 확장을 위해서 필요하지만, 이를 지나치게 지출, 재정에 큰 부담을 준 셈이다. 온라인에서도 이러한 비용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DTC 1세대 브랜드들의 초창기 페이스북 광고비용에 비하여 2020년 현재 30퍼센트가량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비용의 증가는 결국 사업의 장기적 건전성에 문제점으로 작용한다.

Outdoor Voices의 LA 오프라인 매장

그래도 무조건 판을 벌리고 본다?

구매 빈도가 낮고, 교체 주기가 긴 편인 브랜드 역시 고민이다. 여행용 가방을 판매하는 Away 역시 이러한 문제점에 봉착했다. 캐스퍼의 매트리스처럼 여행가방 역시 교체주기가 상대적으로 긴 편에 속하기에, 더 많은, 다양한 고객을 끊임없이 모색해야하는 제약이 있다. 하지만 그만큼 비용 역시 증가하기에, 사업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서 비판적인 평가가 고개를 들고 있다. Away측은 이러한 여론을 의식, 자사는 곧 카테고리를 확장하여, ‘여행 산업 전반을 다루는 브랜드’로 자신을 소개하고 있으나, 아직 시장의 반응은 다소 미온적이다.

Built for modern travel이라는 컨셉을 추구하는 Away

테크니들 인사이트

이러한 문제점에 대하여, DTC 브랜드의 전문가로 알려진 데이비드 벨은 “고객의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브랜드만이 살아남는다.”고 답했다. 그는 전직 와튼 마케팅 분과 교수이자, 와비 파커의 초기 투자자이며, 현재 투자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DTC 브랜드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좀 더 정밀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DTC 사업 모델의 특성상 초기 진입장벽이 낮고, 누구나 사업을 시작할 수 있는 DTC 브랜드이지만, 사업의 확장과 지속을 위해서는 고객의 편의성을 높이고, 지속적으로 사람들의 관심과 인기를 얻을 수 있다고 답했다. 

누구나 사업을 할 수 있고, 투자 받은 돈으로 크게 벌릴 수도 있다. 하지만 이제는 얼마나 더 오래 지속가능한지가 중요한 문제가 되었다. DTC 업계 역시 예외가 아니다. 차세대 와비 파커는 쉽게 오지 않는다.

관련 기사 출처 : NYT, CNBC, Marker, Bo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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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회사 제일기획을 거쳐 현재 브랜드 기획 및 전략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연세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졸업, 경영학과 석사 마케팅 과정 졸업, 현재 박사과정 중입니다. 번역한 책으로 '유통혁명, 오프라인의 반격'이 있습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상호작용에 관심이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