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 베조스가 떠난 아마존의 키는 과연 누가 잡을까?

스탠포드 경영대학원 데이비드 라커 교수는 미국 기업인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고 미국의 주요 기업 중 교체하기 가장 어려운 CEO로 제프 베조스가 뽑혔다고 밝혔다.

언젠가 제프 베조스는 누군가에게 아마존을 물려줘야 한다. 후임으로 근접한 평가를 받은 제프 윌크 (Jeff Wilke)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이제 다음 적임자는 AWS를 이끄는 앤디 제시 (Andy Jassy)가 됐다.

앤디 제시는 1997년 아마존에 입사했다. 직원이 수백 명에 불과하던 시절이다. 현재 직원이 약 90만 명에 달하고 기업 가치가 1.6조 달러에 달할 때까지 아마존에서 근무했다.

그는 책 판매 이외에 다른 판매로 확장하는 일을 추진했고, 2003년 제프 베조스의 집 거실에서 임원들이 브레인스토밍 할 때 함께 있었다. 당시 아마존은 클라우드 사업을 계획하고 있었고, 앤디 제시는 이를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결국 3년 후 앤디 제시는 AWS와 함께 새로운 커리어를 시작했다.

제프 베조스의 후임자는? (왼쪽이 제프 윌크, 오른쪽이 앤디 제시)

아마존의 2인자였던 제프 윌크는 소매 운영과 창고, 배송 시스템 등을 맡았던 운영(operation)에 적합한 사람이라면, 앤디 제시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는 창업가에 가까운 사람이라는 평이다. 앤디 제시는 개발자나 기술자는 아니지만, AWS 비즈니스와 관련한 기술에 깊게 파고 든다고 한다.

은퇴 예정인 아마존 소매부문 CEO 제프 윌크

재밌는 점은 제프 윌크는 베조스가 사랑했던 아이디어인 ‘킨들’을 반대했었다고 한다. 아마존이 전자기기 개발 능력이 부족하고 출시일을 맞추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고, 결국 자기 생각이 틀렸음을 월스트리트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다. (제프 윌크가 말하길 제프 베조스가 ‘고객을 위한 것이 옳은 일이다’라고 말했다고.)

* AWS는 최근 분기에 34억 달러의 순이익을 창출했다. 아마존 전체 매출의 12%에 불과하지만, 아마존 총 수익의 약 64%에 해당한다. AWS는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의 45%를 차지하고 넷플릭스, 켈로그, 에어비앤비 등 많은 고객을 보유하고 있다.

테크니들 인사이트

제프 베조스 없는 아마존은 상상하기 어렵다. 물론 제프 베조스는 여전히 강력한 리더십과 아이디어로 아마존을 이끌고 있으며, 향후 10년은 거뜬히 유지하지 않을까 싶다. 다만, 제프 베조스 이후를 생각하면 누가 아마존이라는 거대 왕국을 이끌 것인가는 관심이 갈 수밖에 없다.

먼저 애플의 스티브 잡스와 팀 쿡이 오버랩 된다. 스티브 잡스는 굳이 구분하자면 창의적인 사람이고, 팀 쿡은 COO로 새로운 도전이나 아이디어보다는 안정적, 운영이라는 키워드가 어울리는 사람이다. 물론 지금의 애플은 더욱 강력해졌고 계속 성장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나 구글을 떠올려보면 후임자가 정해지는 과정은 비슷하다. 혁신, 창의성보다는 경영과 운영에 뛰어난 사람이 후임을 맡았다. 빌 게이츠가 스티브 발머에게 CEO를 넘겼고, 지금은 사티아 CEO로 정착됐다. 구글은 래리 페이지, 세르게이 브린에서 에릭 슈미트, 순다 피차이 CEO로 정착됐다.

만약 제프 윌크가 은퇴하지 않고 아마존을 이어받는다면 아마존도 다른 기업과 비슷한 안정적이고 경영, 운영에 중심을 둔 후임 구조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이제 후임자로 떠오른 앤디 제시는 제프 베조스와 비슷한 성향을 지닌 것으로 보인다. 왠지 제프 베조스는 자신의 성향과 가장 가까운 사람을 선택하지 않을까. 물론 그 누구도 제프 베조스를 대신할 수는 없겠지만.

출처: 워싱턴 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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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컨설팅 기업인 에이블랩스(Able Labs)의 대표이며 인공지능 스타트업 크레바스에이아이(Crevasse AI)의 COO로 근무 중입니다. SK플래닛, IBM 등에서 근무했고, 뉴욕대학교(NYU) 기술경영 석사과정을 마쳤습니다. 추천 알고리즘, 아마존, 블록체인, 커머스에 관심이 많고 주로 IT와 커머스 분야에 대해 글을 씁니다. '한 권으로 끝내는 디지털 경제'와 '인공지능 비즈니스 트렌드(공저)'를 출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