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회의 새로운 저작권법을 둘러싼 논란

유럽의회 법률 위원회(legal affairs committee)에서 인터넷의 본질을 바꿔 버릴 수 있을 만한 저작권법에 찬성하는 투표 결과가 나왔다.

승인된 조항 중 제13항(Article 13)은 각 웹사이트에 업로드 되는 글, 사운드, 코드, 이미지 등이 콘텐츠 인식 기술을 통해 리뷰되어야 한다는 내용을 가지고 있어 인터넷 상에 공유되는 패러디 이미지나 리믹스와 같은 사용자 제작 콘텐츠의 종말을 가져올 수 있다.

온라인 플랫폼에서 뉴스 콘텐츠에 링크를 걸 경우 제작자에게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일명 ‘링크 텍스(Link Tax)’라 불리는 제11항도 찬성표를 얻어 승인되었다. 제13항은 15 대 10으로 통과 되었으며, 제11항은 13 대 12로 통과되었다. 다음 달인 7월 중 좀 더 광범위한 유럽의회의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인터넷의 아버지 중 한 명이라 불리는 빈트 서프(Vint Cerf)와 월드와이드 웹의 창시자로 유명한 팀 버너스 리(Tim Berners-Lee)를 포함한 70여명의 테크리더들이 서명한 편지는 이번 사안에 대해 “미래에 대한 위험”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콘텐츠 공유를 목적으로 하고 있는 미국의 비영리 기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는 투표 결과에 대해 “오늘은 오픈웹의 어두운 날”이라며 계속해서 싸워 나갈 의지를 내보였다.

한편 독립음반회사연합(Independent Music Companies Association)을 포함한 콘텐츠 업계에서는 해당 결정을 반기고 있다.

techNeedle 인사이트

인터넷 상의 자유는 SOPA(Stop Online Piracy Act)나 망중립성 폐지와 같은 문제들에 부딪혀 왔다 (최근 미국 망중립성이 공식적으로 폐지되었다는 소식이 있었다). 콘텐츠 제작자에게 적절한 보상이 주어져야 하나 과도한 규제는 정보의 공유와 혁신을 막는 것도 사실이다. 독일의 한 역사가는 19세기 독일이 산업 확장을 이룰 수 있었던 이유는 저작권 법이 없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주장을 펼쳤다. 스위스의 화학, 약품 산업이 번창할 수 있었던 것도 19세기 말 특허법이 엄격하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중국의 빠른 IT 혁신이 가능한 이유 중 하나도 이것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유럽연합의 새로운 저작권법은 검열이나 통제를 강화할 수 있다는 위험을 안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도 불법 웹툰 사이트를 차단하는 명목으로 도입되는 기술이 검열에 사용될 수 있어 많은 사람들이 철회를 청원하기도 하였다. Save Your Internet이라는 웹사이트에서는 유럽의회의 이번 결정과 관련하여 인터넷 상의 자유를 유지할 수 있도록 사람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관련 기사 및 이미지 출처 : BBC

독일 베를린의 이커머스 기업 잘란도(Zalando)에서 개발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상현 in 베를린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구글 어시스턴트, 페이스북 메신저 봇과 같은 챗봇을 개발 중입니다. techNeedle의 첫 독일 필진으로, 유럽을 중심으로 한 최신 IT 소식을 전달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