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도비 시스템 (Adobe Systems)이 조작된 이미지를 찾아내는 새로운 인공지능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어도비가 자사 블로그에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기존의 조작 이미지 탐지 기술은 탐지율이 비교적 낮고,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했으며, 분석에 많은 시간이 들었다고 한다. 반면 이번 연구 결과를 활용하면 포렌식 전문가들이 수시간 걸리던 일을 단 몇 초 만에 끝낼 수 있다고 밝혔다.
어도비가 조작된 이미지를 탐지하는 원리는 2가지로 RGB 값과 노이즈 값의 변화를 살펴보는 것이다. 먼저, 하나의 이미지 안에서 RGB 값의 차이가 크게 나는 부분의 경계를 파악한다. RGB 값의 변화가 크게 나는 영역은 원본 이미지가 아닌 다른 이미지라고 볼 수 있다. 이어 노이즈 값을 관찰한다. 원본 이미지는 전체적으로 일정한 노이즈 패턴을 보이는데 합성된 이미지 영역이 있으면 그 경계에서 불규칙한 패턴을 보이는 것이다. 어도비는 이렇게 RGB 값과 노이즈 값의 변화를 함께 분석해 이미지 조작 여부를 탐지한다.
단, 이번 연구에서 어도비는 이미지 조작을 다음 3개 분야로만 한정했다. 1) 서로 다른 이미지를 합치는 행위 (splicing), 2) 한 이미지 안에서 일정 부분을 복사 후 다른 위치로 옮기거나 복제하는 행위 (copy-move), 3) 이미지에서 일정 부분을 삭제하고 다른 이미지로 대신 채워 넣는 행위 (removal). 이 외에 동일한 사진 안에서 밝기의 변화가 불규칙한 부분이 있는지, 용량을 줄이기 위해 이미지를 압축했는지 등 다른 종류의 이미지 조작을 탐지하는 기술은 계속 연구할 예정이라고 한다.
아래 그림에서 첫 번째 열 (Authentic image)은 원본 이미지, 두 번째 열 (Tampered image)이 조작된 이미지이며 세 번째 열 (Ground-truth mask)은 조작된 영역을 뜻한다.
연구에 참여한 어도비 연구원 Vlad Morariu는 2016년부터 미국방위고등연구계획국 (DARPA)의 Media Forensics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있고, 박사과정 시절부터 이미지 조작 탐지를 연구해 오고 있다. 어도비의 연구 결과 및 기존의 이미지 조작 탐지 기술들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이 논문에서 살펴볼 수 있다.
백번 듣는 것이 한 번 보는 것만 못하다는 말도 있듯, 사진이나 그림은 정보의 진위를 증명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이미지 조작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합성 이미지를 만들어 여론을 호도하고, 선의의 피해자를 만드는 경우도 많다. 인스타그램 등 이미지 중심의 SNS가 인기를 얻으면서 개인이 조작한 이미지가 순식간에 전세계로 퍼지기도 한다. 따라서 어도비의 연구는 디지털 시대의 가짜 정보를 걸러내는 유의미한 내용이라 할 수 있으며, 인공지능 기술의 장점으로 여겨질 수 있다.
다만, 이미지 디자인 소프트웨어의 대명사인 ‘포토샵’을 만든 어도비가 조작된 이미지를 찾아내는 기술을 만들었다는 점은 아이러니한 면도 있다. 또한 이 연구 결과를 악용해 더 정교한 이미지 조작이 행해지지 않겠냐는 우려도 있을 수 있다.
관련 기사 및 이미지 출처 : Adobe Blo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