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제조업은 연 12조 달러 규모로 혁신의 여지가 많은 분야이다. 이른바 4차 산업혁명, 산업 사물인터넷, 스마트 공장이라 일컬어지는 개념은 공장 설비의 데이터 축적, 클라우드로의 전송, AI와의 결합을 통한 생산성 증대, 원가 절감, 안정성 제고를 꾀하는 아이디어이다. 예를 들면 공장 내 온도 감지를 통한 이상 현상 방지, 매출에 연동되는 생산량 자동 조절, AI를 통한 사전적 정비 등이 구체적인 적용 형태이다. GE를 필두로 제조업들이 진화하고 있는 방향이지만 고착화된 기존 설비 및 관행 (legacy), 센서 설치/유지보수 비용, 데이터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는 등의 난관도 산적해 있다.
[insight]엘론 머스크가 기가 팩토리를 발표하면서 “Imagine the factory as a machine”이라는 표현을 썼다. 거대한 공장 전체가 하나의 디바이스가 되어 마치 스마트폰OS를 업데이트하듯이 소프트웨어적인 조치만으로도 공정의 개선까지 가능하다는 아이디어였다. 제조업 내 3D 프린팅이 부각 받지만, 대량 생산 방식과의 속도를 비교해보면 ‘시간당 몇십 센티미터의 노즐 분사 속도’와 ‘시간당 제품 몇십대 출하’이니 아직 차이가 크고, 향후에도 가변성/신속성이 중요한 제품을 위한 3D 프린팅과 대중적 제품을 위한 대량 생산 방식 제조업은 각자의 영역을 지키며 진화하지 않을까 생각이 된다. 제조업이 경제 구조에 있어 차지하는 중요성을 볼 때, ‘하면 된다’ 식으로 발전해온 한국 제조업의 현 주소는 어디일지 생각해 보게 된다. 우려점으로는 첫번째, 기사 본문의 언급과 같은 legacy 이슈가 있을텐데 제조 경쟁력에 있어 first mover disadvantage, 즉 뒤에 지어진 공장이 이전 사례의 학습 효과 기반 하에 훨씬 경쟁력 있는 경우가 있는 것처럼, 기존 인프라 때문에 테슬라와 같은 제조업 후발 주자 대비 혁신 대응 속도가 지체될 수 있다. 또 다른 우려점으로 ‘시스템 기반 운영’을 받아들일 수 있는 과감성을 꼽을 수 있을텐데, 공정 운영에 발생하는 예외를 인적 자원 투입을 통해 해결하려 하다 보면 시스템의 문제점이 노출이 안되고 그렇게 되면 아무리 스마트한 공장이라도 개선 가능성은 제한될 수 있다. AI란 결국 시행착오를 통한 경험 데이터의 축적을 통해 진화하는 개념인데, 이를 막게 되는 꼴이다. 이러한 난관들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제조업이 나름의 진화 방향을 찾을 수 있기를 기원해 본다.[/insig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