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 샌디에고의 스타트업 Aira는 “Visual interpreter for the blind (시각 장애인을 위한 영상 통역)”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는데, 최근 1,200만 달러의 시리즈 B 투자를 유치하였다고 발표했다. Aira에서 제공하는 Google Glass, Vuzix 등의 스마트 글래스를 착용한 시각 장애인은 Aira에서 고용하고 교육을 받은 상담원 (agent)들과 원격으로 연결된다. 고객이 착용한 스마트 글래스를 통해 실시간으로 영상 및 음성 정보를 원격 상담원에게 스트리밍함으로써, 시각 장애인이 표지판을 읽고 복잡한 길을 찾아가거나, 레스토랑에서 음식을 주문하고, 마켓에서 간단하게 장을 볼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Aira 상담원의 도움을 통해 Uber를 탈 수도 있고, Yelp 검색을 통해 주변 맛집을 찾아갈 수도 있다.
아래 Youtube 영상을 보면 Aira의 Visual Interpreter 서비스가 현재 어느 수준인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영상에선 시각 장애인이 Aira의 상담원과 실시간으로 대화를 하며 기차를 타고 약속장소인 다운타운 레스토랑에 도착하여 일행을 만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일행의 모습은 페이스북 얼굴인식을 통해 상담원이 알아볼 수 있으며, 시각 장애인 고객이 움직이는 경로 역시 구글 맵으로 실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내가 이 회사에 대해 처음 알게된 것은 작년에 참석했던 샌디에고의 비영리 인큐베이터인 EvoNexus의 데모데이에서였다. Aira의 CEO가 눈을 안대로 가리고, 시각 장애인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와 함께 Google Glass를 착용한 후 상담원의 지시에 따라 무대에 올라 발표를 하는 모습으로 청중들의 열띤 호응을 이끌어 냈던 것이 인상적이었다. 게다가, 일루미나등의 대기업을 연쇄 창업한 Larry Bock 이 이 회사의 첫번째 투자자이자 이사회 의장이었으며 (Larry Bock은 28세부터 Legally Blind’ 판정을 받은 시각장애인이었다) , Larry가 작년에 췌장암으로 세상을 뜨기 전 마지막으로 열정을 쏟았던 회사여서 관심을 더욱 끌었었다.
Aira의 제품은 올해 초까지 약 300 명의 시각 장애인 고객을 대상으로 진행하던 베타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 하였고, Aira 플랫폼은 현재 미국 내에서 구입이 가능하다고 한다. 이번 시리즈 B 펀딩을 통해 원격 상담원을 더 고용하는 등 서비스 지역을 넓힐 계획임을 밝혔다. 영상에서 보듯이 Aira의 플랫폼은 시각 장애인들의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 것이다. 조만간 다양한 언어로 서비스가 가능할 것이며, 시각 장애를 가진 어린이나 청소년들의 학습을 도와주는 용도로도 사용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시간이 조금 더 걸리겠지만 스마트 글래스와 인공지능이 결합된다면 몇년 후에는 원격 상담원 대신 인공지능이 탑재된 스마트 글래스가 고객이 있는 위치에서 필요한 정보를 알려줄 수 있게 되지 않을까? 흥미롭게도, 지난 주 구글 I/O에서 발표된 Google Lens Project를 보면서 Aira의 서비스가 어떻게 진화할 것인가에 대한 답을 볼 수 있었다. 흔히 실패한 구글X의 프로젝트라 꼽았던 Google Glass의 고객층과 서비스를 Aira가 찾아내고, Aira가 제공하는 서비스의 미래의 기술의 예를 Google이 구현하여 보여준 것은 (아마도 우연의 일치이겠지만) 여러 분야에서 기술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다보니 생기는 일이 아닐까.
[reference] 관련 기사 | 이미지 출처: San Diego Business Journal, mobilehealthnews [/refere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