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억 달러에 달하는 소프트뱅크 Vision Fund는 인공지능, 핀테크, 로지스틱 등 다양한 분야에서 투자 환경을 개선시켜 왔다. 하지만 올해 WeWork, Uber, Wag 등 악재가 연달아 터지며 힘든 시즌을 보내고 있다.
2019년 가장 기대가 큰 IPO였던 WeWork는 부실한 기업지배 구조, 고비용 저수익 등 여러 문제가 드러나면서 CEO인 아담 뉴먼 (Adam Neumann)이 사임하고, 주식 공모가 취소되는 등 악재를 겪었다. 결국 소프트뱅크의 긴급구제로 자금을 수혈받고 있으나, 최고 470억달러에 달하던 이전 밸류로 돌아가진 못할 듯 보인다.
뿐만 아니라 최근 소프트뱅크가 투자한 중국 블록체인 업체 OneConnect가 뉴욕증시 IPO를 진행하면서 최초 공모가와 공모 수량을 28% 가량 줄이는 일이 있었다. 이 업체는 지난해 기업가치 75억 달러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36억 4,000만 달러로 평가를 받게 되면서 소프트뱅크는 다시 한번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더구나 18년 동안 소프트뱅크의 사외이사를 역임하면서 냉철한 비판과 조언을 했던 유니클로 창업자 야나이 타다시 회장이 최근 사외이사직에서 사임했다. 사임 이유는 투자방식에 대한 이견 때문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결국 소프트뱅크는 결국 지난달 14년만에 첫 분기영업손실(3Q, 2019)을 발표했고, 연이은 투자 실패로 투자사인 은행들과의 관계도 경색되고 있다고 한다.
소프트뱅크의 투자방식은 ‘규모의 경제’, ‘CEO 직관에 의한 투자’로 대표된다. 이 투자 방식으로 알리바바, 야후 재팬 등 대규모 성과를 이뤄냈으나, 최근 그 방식에 대한 우려와 불만을 표하는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소프트뱅크가 그 어느 때보다 춥고 우울한 겨울을 보내고 있는 상황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테크니들 인사이트
규모의 경제를 활용한 시장의 독점적 지배력 확보를 목표로 하는 투자 방식에 더 이상 시장이 너그럽지 않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투자 수익 현실화에 가치를 두고 있는 가운데 소프트뱅크에 대한 비관적인 뉴스들은 이런 양상을 더욱 심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그 동안 소프트뱅크는 글로벌 스타트업 활성화에 많은 기여를 했기에 위 상황이 달갑지는 않다. 소프트뱅크가 올해 7월 발표한 두번째 비전펀드 (Vision Fund II)가 곧 투자에 나설 예정이다. 2019년 악재들이 두번째 비전펀드를 위한 반면교사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