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가구업체 이케아(IKEA)가 증강현실(AR, Augmented Reality) 기술을 활용한 모바일 앱을 출시했다. 이케아 플레이스(IKEA Place)라는 AR 모바일 앱을 공개한 시기는 최근 애플이 듀얼 카메라가 장착된 최신형 아이폰X와 관련 기능, 소프트웨어를 공개한 시기와 맞물려 있다. 바로 애플이 관련 스타트업 인수하고 개발 인력을 투입하면서 만들어낸 증강현실 개발 도구인 AR Kit를 활용해 개발한 어플리케이션이기 때문이다.
이케아 플레이스 앱은 직물 가구의 질감이나 명암을 세밀하게 표현하며 98%의 정확도를 나타낸다. 현재 약 2,000개의 이케아 제품을 선택할 수 있다. 해당 제품의 크기, 디자인, 기능까지 실제 제품 비율을 적용했으며 가구를 배치하려는 실내 공간 크기에 따라 자동으로 제품 비율을 조절한다. 이 앱은 기존 휴대전화의 2차원 카메라를 사용하지 않고 듀얼 카메라와 센서에서 데이터를 가져와 방안에 디지털 제품을 만들어낸다.
사용자가 앱을 실행시키면 “여기에 새로운 가구를 설치해야 합니까?”라는 질문을 한 다음 카메라에 대한 액세스를 요청한다. 사용자는 실내에 가구를 배치하면서 방향과 크기를 원하는 대로 조정할 수 있다. 이후 장바구니에 담거나 바로 구매할 수 있으며, 배치된 모습을 사진으로 저장해 SNS나 문자 메시지 등을 통해 주변에 전송할 수 있다.
사실 이케아는 단순히 조립 가구만 판매하는 가구업체가 아니다. 최신 기술을 자신의 사업 분야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무선 충전 기능이 추가된 가구를 판매했고, 모든 스마트 홈에서 작동하는 스마트 조명을 선보였다. 비록 혹평을 들었지만 2012년부터 이미 AR 기술을 적용한 카탈로그를 출시했다.
이케아는 오프라인 소매업의 한계를 기술과의 결합을 통해 넘어서려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앞으로 이케아는 이케아 플레이스의 성공 여부에 따라 추가로 대상 제품을 늘려 온라인 매출을 확대하는 전략을 추구할 수 있다. 또한, 아직 증강현실보다 상용화가 더딜 것으로 예상하는 가상현실(VR, Virtual Reality)에 대한 개발도 고려할 수 있다.
현재 이케아 플레이스와 같이 AR 기술을 활용할 경우 듀얼 카메라 유무가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피사체의 명암과 심도를 감지해 3D로 각종 사물을 구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듀얼 카메라는 고가의 스마트 폰에 탑재되어 있지만, 향후 중저가 휴대폰으로 확대될 경우 증강현실의 범용성과 활용성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또한, 증강현실은 가상현실(VR)과 달리 별도 기기가 필요 없이 스마트폰과 태블릿에서 구동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거실에 디지털 가구를 배치하는 것은 단순히 AR 기술의 가능성을 점쳐보는 것을 넘어선다. 오프라인 구매 경험을 온라인에서도 제공할 수 있다. AR을 통해 가구를 쇼핑하는 방식자체가 변화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지금까지 오프라인에서 가구를 선택하더라도 집안에 배치할 수 있는 것은 상상으로만 가능했다. 하지만, 가구 배치를 실제와 거의 흡사하게 구현해 낼 수 있는 것만으로도 고객에게는 새로운 구매 경험을 안겨줄 수 있다.
앞으로 AR 기술은 가구뿐만 아니라 화장품, 의류 등 다양한 소매 영역에서 활용될 수 있다. AR 기술이 앞으로 소매 시장에 어떠한 변화를 불러일으킬지 이케아의 실험에 더 눈길이 가는 이유다.
관련 기사: The Verge, GIZMODO, WIRED | 이미지 출처: Gizmod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