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마트, “고객님의 냉장고에 들어가겠습니다”

집 문 앞에서 냉장고까지 식료품을 옮기기 번거롭다면? 월마트가 직접 냉장고까지 넣어준다. 월마트가 6월 초에 발표했던 인홈 (InHome) 식료품 배송 서비스, 일명 ‘냉장고까지 배송’ 서비스가 3개 도시에서 시작됐다. 모바일 앱을 통해 필요한 식료품을 주문하면 배송 직원이 냉장고 안에 넣어준다. 물론 배송 직원의 행동은 카메라를 통해 촬영되고 주문자는 이를 확인할 수 있다. 고객은 Inhome.Walmart.com에 접속해 집 주소를 입력하고 냉장고 배송 혹은 차고에 위치한 냉장고를 위한 잠금장치 설치를 요청한다. 잠금장치가 설치되면 다음날부터 해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아마존이 시도했던 Amazon Key Service, Source:Amazon

일반적으로 고객의 집에 열쇠를 받아 들어갈 수는 없기에, 월마트는 애플과 구글 네스트 출신 엔지니어가 설립한 레벨 홈(Level Home) 과 기술 협력을 통해 스마트 도어록을 제공한다. 차고 냉장고 배송을 위해서는 노텍(Nortek)의 차고 도어 컨트롤러를 설치해야 한다. 차고 배송 비용은 $49.95이며 월마트가 설치는 무료로 지원한다. ‘냉장고까지 배달’ 서비스는 월 $19.95에 이용할 수 있다. 무제한 배송이 가능하지만, 최소 주문 금액이 $30로 정해져 있다.

냉장고 배송 서비스 모습, Source:Walmart

배송 직원은 지정된 배달 기간에만 사용할 수 있는 일회용 액세스 코드를 생성한다. 배송 직원은 유니폼에 착용한 카메라를 켜고 배송을 실시간 스트리밍, 녹화한다. 현재 월마트 식료품 앱에서 주문 가능한 품목은 30,000~35,000개이며, 식료품 외 건강 및 미용 제품, 배터리와 응급 의약품 등 일반적인 상품도 있다.


[insight] 아마존이 Key Delivery 서비스를 내놓았을 때, 집 현관 안쪽에 배송을 완료하는 방식으로 시작했다. 이후 보안 문제와 더불어 이를 불편해하는 고객이 많아 아마존은 고객의 자동차 트렁크로 배달 장소를 추가했다. 고객이 최대한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월마트는 아마존과 정반대 방식으로 집 안 배송을 시작한 셈이다. 현관문을 열고 입구에만 두고 가도 이를 싫어하는 고객들이 많은데, 집안에 들어와 냉장고까지 열어 배송하는 방식을 선호하는 고객이 얼마나 될까 궁금하다. 냉장고를 보여주기 싫은 고객은 절대 선택하지 않을 배송 방식이다. 물론 애초에 배달 직원이 집에 들어오는 것을 꺼리는 고객이 더 많을 것 같다.

흥미로운 점은 이번 인홈 배송 서비스를 준비한 월마트의 부사장의 CNBC 인터뷰에 따르면, 12월부터 고객이 부엌에 반품할 상품을 올려놓으면 배송 직원이 반품해가는 서비스도 제공할 것이라고 언급한 점이다.

과연 월마트의 이번 시도가 성공적으로 정착할지, 아마존처럼 한 발 뒤로 물러나는 배달 방식으로 바뀔지 조금 시간을 두고 지켜볼 일이다. [/insight]

출처: Engadget, CN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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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컨설팅 기업인 에이블랩스(Able Labs)의 대표이며 인공지능 스타트업 크레바스에이아이(Crevasse AI)의 COO로 근무 중입니다. SK플래닛, IBM 등에서 근무했고, 뉴욕대학교(NYU) 기술경영 석사과정을 마쳤습니다. 추천 알고리즘, 아마존, 블록체인, 커머스에 관심이 많고 주로 IT와 커머스 분야에 대해 글을 씁니다. '한 권으로 끝내는 디지털 경제'와 '인공지능 비즈니스 트렌드(공저)'를 출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