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측형 커머스: 당신이 지금 필요한 걸 말해줄게

필요성을 느끼는 시점에, 아니 심지어 그걸 알아차리기도 전에 상품이 이미 주문 완료되는 게 가능할까? ‘예측형 커머스(predictive commerce)’라고 불리는 이 개념이 점점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스마트폰을 시작으로 여러 기기들이 네트워크로 연결되고 데이터를 주고받으며 고객에 대한 수많은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게 되었다. 이를 정교하게 분석해주는 인공지능과 머신러닝 기술이 발전하면서 예측형 커머스는 더 이상 뜬 구름 잡는 이야기가 아니다. 특정 기기에 국한되지 않고, 온라인/오프라인이 융합된 경험을 제공해야 하고, 개인정보에 대한 불신도 불식시켜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긴 하지만 말이다.

테크니들 인사이트
어릴 때 미래 생활을 그린 책에서 냉장고가 우유가 바닥난 걸 알아차리고 자동으로 새 우유를 주문하는 모습에 대한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다. 과거에는 커머스 업체들의 고객 접점이 오프라인 매장, 그리고 일부 웹사이트로 제한되어 있었다. 이에 제품 제조회사와 커머스 업체가 협업해 고객이 사용하는 제품에 구매 기능을 연동하며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 그러나 고객 경험이 매끄럽지 못하고, 데이터가 분절되었다는 한계가 있었다. 예를 들어 바닥난 게 우유라는 건 인식하더라도, 어떤 우유이고 재고 유무와 배송 예정일까지 종합적으로 판단하기에는 어려웠다. 그래서 냉장고에 부착된 디스플레이로 상품 주문이 가능한 제한적인 형태로 실제 제품이 출시되기 일쑤였다.

최근에는 조금 다른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스마트폰의 등장과 서로서로 연결된 기기들이 늘어나면서, 제품 제조회사 뒤에 가려져 있던 커머스 업체들이 고객과의 접점을 늘려나가고 있다. 고객이 앱으로 주기적 구매를 원하는 제품과 날짜를 알려주면 정기 배송해주는 커머스 업체들이 늘어나고 있다. 예측형 커머스의 가장 기본적인 형태인데, 상품 재고관리 및 배송이 잘 결합되어야 가능한 경험이기도 하다.

아마존 같은 경우는 고객과의 접점 역할을 하며, 더 많은 데이터를 모아주는 간편 구매 태그인 ‘대시’나 가정용 음성인식 제품 ‘에코’를 내놓으며 생활 곳곳에 침투하고 있다. 또 제품 제조사들이 연동 가능한 DRS(Dash Replenishment Service) 프로그램을 선보이기도 했다. 가령 삼성전자 프린터는 남은 토너량이 일정 수준 이하로 내려가면, 자동으로 아마존에서 새 토너를 주문해준다.

여기서 더 진화하면 고객이 명시적으로 필요하다 밝히지 않은 상품도 경우에 따라서 추천해줄 수 있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함께 자주 구매한 상품”, “추천 상품” 등의 명칭 아래 보이는 상품들을 접한 적이 있을 것이다. 상품 조회/구매 이력, 나이/성별 등 인구통계학적 특성 등을 활용하고 있다.  인공지능 기술과 머신러닝 기술이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더 정교하고 정확한 분석과 추천이 가능해질 것이다. 그렇게 되면 ‘네가 주문한 건 아니지만, 필요할 거 같아서 일단 배송한 거야. 혹시나 마음에 안 든다면 반품해’라는 아마존의 미래 비전이 현실로 다가올 수 있다.

관련기사: Harvard Business Review

이미지 출처: upxacademy

Seunghwan Lee

쿠팡의 Product Owner입니다. 그전에는 삼성전자에서 갤럭시 시리즈의 UX 디자인 전략을 수립 및 실행했고, 잡플래닛에서 서비스 기획을 담당하며 모바일화를 이끌었습니다. 사람, 제품 그리고 비즈니스의 교차점을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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