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페이스북(Facebook)이 CEO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가 개인적으로 타인에게 보낸 페이스북 메세지를 삭제한 것이 확인되어 논란이 일었다. 당시 페이스북은 더 이상 저커버그의 메세지를 삭제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며 페이스북 메신저의 메세지 삭제 기능 도입 계획을 발표하였으나, 별다른 진전이 이뤄지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스냅챗(Snapchat)이 메세지 삭제 기능을 도입하여 눈길을 끌고 있다.
기존에도 스냅챗에서는 이용자가 메세지를 확인하면 바로 삭제되었고, 확인을 하지 않으면 30일간 보관되며, 단체 채팅방에서는 24시간 동안 표시되었다. 그러나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스냅챗 이용자들은 잘못 보낸 메세지를 상대방이 읽기 전에 삭제할 수 있으며, 단체 채팅방에서도 잘못 보낸 메세지를 삭제할 수 있게 된다. 스냅(Snap Inc.)은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잘못 보낸 메세지를 사용자가 스냅챗의 서버와 상대방의 기기에서 삭제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하면서 “상대방이 메세지를 캡쳐할 가능성과 인터넷 연결이 원활하지 않을 시 삭제가 즉각적으로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은 존재한다”고 밝혔다.
이와 같은 기능을 추가한 메신저 서비스가 스냅챗이 처음은 아니다. 이미 작년에 와츠앱(WhatsApp)과 라인(LINE)은 이용자들이 메세지를 삭제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을 도입하였다. 결국 이러한 흐름에 스냅챗이 동참하게 된 것인데, 과연 페이스북 메신저를 비롯한 기타 메신저 서비스도 따라서 움직이게 될지 주목해 보아야 할 것이다.
IT산업에 ‘잊혀질 권리’라는 개념이 등장한지 벌써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인터넷 서비스에서 자신의 정보나 사용 내역 등에 대한 지배력을 갖고자 하는 사람들의 요구를 기업들이 아직 많이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사람들이 스냅챗에 열광한 이유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스냅챗은 고정관념을 깨고 모든 컨텐츠를 휘발성으로 만들어 사람들이 자신의 메세지와 사진이 남길 흔적에 대한 걱정을 하지 않도록 하여 인기를 끌었다. 스냅챗과 라인 등이 도입한 메세지 삭제 기능 역시 이러한 사람들의 권리 강화 요구라는 커다란 흐름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
사용자들이 여전히 서비스 사용 전반에서 더 많은 컨트롤을 갖고자 하는 상황에서 어느 선까지 자율성을 부여할 것인지에 대한 기업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라인이 발송취소 기능을 도입했을 때 카카오는 “기술적으로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다양한 측면의 검토가 필요하다”며 도입 계획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제한적 삭제 허용부터 삭제 불가까지 메신저 서비스들의 다양한 해법 중 어느 것이 사용자들의 호평을 받게 될지 지켜보면 흥미로울 것이다.
관련 기사 및 이미지 출처 : TechCrunch, CN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