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샌디에고의 유전자 진단 스타트업인 패스웨이 지노믹스 (Pathway Genomics)가 세계 최초로 혈액내 DNA를 분석하여 암을 조기 진단하는 키트을 출시했다고 발표했다. 패스웨이 지노믹스의 보도자료에 의하면, CancerIntercept라는 이 키트는 암으로 인한 증상이 나타나기도 전에 9가지 유전자에서 발생하는 96가지의 변이를 발견하여 조기에 암 진단을 내릴 수 있다. 지금처럼 CT와 같은 값비싼 영상기기를 이용하거나 조직검사를 통해 암을 진단하는 방법은 검사비용이 비싸고 많은 경우는 증상이 나타난 후에야 발견되는데, 패스웨이 지노믹스의 CancerIntercept는 암으로 인한 증상이 나타나기도 전에 진단 하여 치료를 일찍시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런데, 매우 이상적으로 보이는 이 기술의 상용화가 발표되자 마자 거센 비판에 직면하였다. 특히 MIT Technology Review 와 Verge에서는 “$699 암테스트는 신경 쓸 필요없다 (Why you shouldn’t bother with a $699 cancer test?)” “스타트업이 암을 조기진단할 수 있다고 하는데, 증거는 어디에 있는가 (Startup claims its test finds cancer early but where’s the evidence?)”라며 강한 어조로 비판하고 나섰다. 가장 큰 이유는 CancerIntercept가 피어리뷰 (peer-reveiw) 논문이나 임상시험 등을 통해 기술을 검증받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리고 사람이 나이가 들며서 자연스레 유전자 변이가 있을 수 있는데, 그것들이 반드시 암으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며 설령 암으로 진행되어도 별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경우들도 많다. CancerIntercept는 이러한 경우도 모두 암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진단하기 때문에 치료받을 필요가 없는 일반인들도 과잉진료를 받게되어 의료비 낭비를 초래할 것이라 비판하고 있다. 아직 미국 FDA에서는 이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tN인사이트: 암은 조기에 진단하는 것이 최선의 치료이다. 극단적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유전체 분석결과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이유로 유방을 절제한 안젤리나 졸리의 경우가 좋은 예이다. 오랜 기간 혈액의 DNA를 이용한 조기 암 진단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어 왔고, 현재에도 많은 회사들이 이 분야에 뛰어들어 경쟁하고 있다. 이틀간 쏟아지는 기사들을 종합해보면, 아직은 상용화 단계에는 이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암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없는데 암으로 진단을 내리는 것은 그 반대의 경우만큼이나 위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패스웨이 지노믹스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이 부분에 대한 연구결과가 뒷받침되지 않은채로 성급하게 발표였다. 한 예로, 이 분야에서 유명한 데니스 로 교수의 경우 현재 홍콩에서 1만명이 넘는 환자들을 모집하여 암 진단의 정확도를 테스트하고 있는데, 패스웨이 지노믹스는 고작 100여명의 암환자만 대상으로 테스트 한 후 제품을 출시하였다. 종양학자들이나 의사들에게서 거센 비판을 받는 제품을 사용하여 진단을 내리고자 하는 환자는 없을 것이며, 실제 진단에 들어가는 의료비를 지불하는 보험사에서도 환영받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관련기사: : MIT Technology Review, Medical Device Online, Verge, CancerIntercep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