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랙(Slack)의 플랫폼 총괄(head of platform)을 맡게 된 에이프릴 언더우드(April Underwood)는 슬랙이 영화 “그녀(Her)”처럼 관리자의 개인 비서가 될 거라고 밝혔다. 다른 웹사이트나 앱을 따로 확인할 필요 없이 “오늘 우리 앱을 쓴 사용자가 몇 명이지?” “회사 워크샵에 참석하는 직원 명단을 취합해줘” 같은 질문에 슬랙이 답을 준다고 한다. 이를 위해서는 “플랫폼적 접근(platform approach)”으로 서드파티(3rd party, 원문: outside) 개발자가 제품을 만들도록 해야하는데, 서드파티 개발자들은 제품에 대한 통제권이 슬랙에 있다는 이유로 망설이게 된다. 실제로 페이스북은 자체적인 판단 하에 서드파티 제품을 쫓아내며, 언더우드가 근무했던 트위터 역시 마찬가지이다. 이런 우려에 대해 언더우드는 슬랙의 수익 모델은 완전히 다르고, 돈을 지불한 기업 고객들이 사용할 수 있는 좋은 외부 서비스가 중요하기에 그런 일은 없을 거라고 밝혔다. “슬랙의 핵심 비전은 플랫폼이 슬랙이고, 슬랙이 플랫폼이라는 겁니다” 라고 언더우드는 강조한다.
tN 인사이트: 기업 협업 툴인 슬랙은 출시 1년만에 500,000 DAU, 135,000 유료 사용자, 1200만 달러의 연 매출 지표를 보이며 놀라운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이 기세는 드랍박스(Dropbox)가 ‘죽은 데카콘’이, 에버노트(Evernote)가 ‘죽은 유니콘’이 될 거라는 전망에 일조하고 있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스타트업에서도 슬랙을 사용 중인데, 대화, 문서 공유도 편하고, 구글 캘린더나 깃허브(GitHub) 등 이미 사용 중인 외부 서비스를 연동해서 사용하고 있다. 게다가 연동 가능한 외부 서비스의 양과 연동의 질이 빠르게 좋아지고 있다. 이렇게 모든 기능을 슬랙이 직접 개발하기보다, 이미 사용 중인 제품의 기능을 슬랙 내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플랫폼적 접근”은 굉장히 영리한 접근 방법이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정작 언더우드가 제품 담당 이사(director of product)로 몸담았던 트위터는 플랫폼적 접근의 실패 사례로 꼽히고 있고, 최근에는 새 CEO 잭 도시(Jack Dorsey)가 이에 대해 서드파티 개발자에게 사과하기도 했다. 과연 언더우드가, 그리고 슬랙이 원하는 플랫폼 전략을 잘 실행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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