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연구자들이 암환자의 혈관을 따라 떠돌아다니는 혈액 순환 암세포 (CTC: Circulating Tumor Cells)를 검침하여 암을 진단하는 것을 넘어 치료하는 것에 도전하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 임상 시험중인 Clearbridge Biomedics사의 혈액 순환 암세포 진단 장비는 환자의 8 mL 혈액 샘플에서 혈액 순환 암세포를 혈액 세포 (백혈구, 적혈구, 혈소판 등)로부터 분리하여 암을 진단하고 예후를 살피는데, 여기에서 나아가 연구진은 환자의 혈액 전체를 필터링하여 암세포는 걸러내고 백혈구, 적혈구만 다시 몸 속으로 돌려 보내려는 작업을 시도중이다. 프로젝트 리더는 인터뷰에서 혈액 순환 암세포 필터링이 가능해지면, 앞으로 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낮아질 뿐 아니라 암이 신부전증과 같은 만성질환 처럼 주기적으로 관리하면 되는 병으로 새롭게 정의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였다.
tN 인사이트: 만성 신부전증 환자들이 하는 신장 투석처럼 기능이 저하된 신장 대신 외부의 투석기를 통해 혈액의 노폐물을 걸러낸 후 깨끗한 피를 몸 속으로 보내듯이, 암환자의 혈액을 타고 몸속을 돌아다니며 암 전이 (metastasis)를 일으키는 혈액 순환 암세포를 걸러내고 정상 백혈구, 적혈구, 혈소판 등을 다시 몸속에 돌려보내는 방식이다. 이대로 된다면 최소한 암이 다른 장기로 전이되는 것은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암을 “관리하며 치료하는 병”으로 접근한다는 발상이 신선한데, 이론적으로 가능할 것처럼 보이지만 해결해야 할 기술적 문제들이 아직은 많다. 한 예로 현재 장비는 약 8mL의 혈액을 처리하는데 1시간 정도가 소요되는데 몸안의 혈액 전체를 몸밖으로 빼내어 필터링하기 위해서는 며칠이 걸릴 것이다. 결국 현재의 정확도를 유지하면서 필터링 속도를 수십-수백배 올려야 한다는 계산이 나오는데, 결코 쉽지는 않겠지만 언제나 불가능해 보이는 것에 도전하는 것이 연구자의 바람직한 자세가 아닐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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