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캘리포니아에서는 로봇세(robot tax) 논란이 일고 있다. 쿼츠의 보도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 감독관(San Francisco Board of Supervisors)’ 위원인 제인 킴(Jane Kim)이 출범시킨 ‘미래의 일자리를 위한 펀드(Jobs of the Future Fund)’는 자동화 설비를 개발해 근로자들의 일자리를 빼앗는 회사들에게 세금을 매겨야 한다고 캘리포니아 주 의회에 요청했다. 이렇게 거둔 세금 중 일부는 근로자들의 이직과 직업 훈련에 쓰이며, 기본소득의 재원으로도 쓰일 수 있다.
사실 최근 로봇세가 대중의 관심을 받게 된 건 올해 2월 빌 게이츠가 쿼츠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로봇세 아이디어 때문이다. 빌 게이츠는 인터뷰에서 로봇이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하는 경우가 늘어남에 따라, 사람에게 세금을 매기듯 로봇에게도 동일하게 세금을 매기는 것이 어떻겠냐는 의견을 밝힌 것이다.
‘미래의 일자리를 위한 펀드’ 홈페이지에 따르면 제인 킴의 고민은 기술 발전에 따른 부와 노숙자가 공존하는 샌프란시스코 지역 특유의 환경에서 출발했다. 그녀는 자동화 기술이 소득 불평등과 실업률을 악화시킬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특히 몇몇 지표들을 볼 때 향후 미국 내 직업 중 50% 정도가 로봇이나 자동화 알고리즘에 의해 대체될 것이라고 한다.
물론 빌 게이츠와 제인 킴의 생각이 모두에게 환영 받는 분위기는 아니다. 특히 로봇 제조 업체들의 반발이 크다. 사비오케(Savioke) 설립자인 스티브 커즌스(Steve Cousins)는 테크 크런치에 기고한 글에서 로봇세가 ‘혁신에 대한 벌칙’이라고 비판했다. 스위스에 본사를 둔 자동화 관련 기업 ABB Group의 대표 울리히 스피어스호퍼 (Ulrich Spiesshofer)도 CNBC와의 인터뷰에서 “로봇에 세금을 매기는 것은 소프트웨어에 세금을 매기자는 의견만큼 영리한 생각”이라고 비꼬며 “도구 자체에 세금을 매길 것이 아니라 도구로부터 생산되는 결과물에 세금을 매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부 트위터 사용자들은 빌 게이츠의 마이크로소프트가 개발한 엑셀과 워드가 그 동안 무수히 많은 사람들의 일자리를 빼앗았다는 글을 올렸다.
와이어드도 지적한 것처럼 이번 논란은 당장 로봇세를 도입하자는 것은 아니며, 자동화 기술로 인해 사라질 직업과 근로자들의 피해를 미리 걱정하고 지금부터라도 대안을 고민하자는 차원으로 이해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기술 발전의 화려함 뒤에 숨은 어두운 현실에 사회가 관심을 갖고 실질적인 법적 제도 마련에 힘써야 한다는 메시지로 읽힌다.
관련 기사 : [Quartz] | 이미지 출처: [TechCrun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