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3,4위 무선 통신사 티모바일(T-Mobile)과 스프린트(Sprint)가 두 회사의 합병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티모바일의 모회사인 독일 도이치 텔레콤과 스프린트의 모회사인 일본 소프트뱅크가 두 자회사의 합병에 관한 협상을 진행중이며, 도이치 텔레콤이 최대주주가 되어 경영권을 가지고 티모바일의 현 CEO 존 레저(John Legere)가 합병 회사를 총괄하는 형태의 주식교환 딜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아직 구체적인 경영진 구성 및 주식교환 비율 등은 합의되지 않았으며, 인수 실사 역시 시작되지 않은 상태라고 한다.
4년 전 스프린트를 인수한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이 티모바일 인수 역시 추진한 바 있으나 독과점 이슈를 우려한 미국 규제기관의 반대로 무산되었으며, 이후 스프린트와 미국 2위 케이블 회사 차터 커뮤니케이션(Charter Communications)의 합병 역시 추진하였으나 성사되지 않는 등 난항을 겪은 끝에 올해 초 티모바일-스프린트 합병이 다시 논의되기 시작했다는 루머가 보도된 바 있다.
소프트뱅크에 인수된 이후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못한 스프린트 대비 티모바일은 CEO 존 레저의 과감한 요금인하와 젊은 층에 어필한 상품 출시로 정체된 미국 통신시장 상황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성장하여, 스프린트의 시가총액이 몇 년째 350억 달러(약 40조원) 수준에 머물러있는 것과 달리 한때 스프린트와 비슷했던 티모바일의 시가총액은 현재 543억 달러(약 62조원)로 크게 성장하였다. 시장 점유율*이 버라이즌 36%, AT&T 33%, 티모바일 17%, 스프린트 13%인 상황에서 두 회사가 합병할 경우 2강 2약 구도의 시장이 3강 체제로 바뀌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수 있다.
손정의 회장의 티모바일 인수 추진 당시에도 3강으로의 변화가 요금 인하 경쟁 등으로 인해 소비자에게 더욱 긍정적인 효과를 미칠 것이라는 주장을 하였으나 2강 2약의 구도를 미국 규제당국이 의도적으로 유지하고자 한다는 관측도 있어 이번에도 합병이 성사되지 못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관련 기사 및 이미지 출처: Reuters
*2017년 2분기 가입자 순증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