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통업체인 알버트슨(Albertsons)이 대형 약국 체인(Drug Store)인 라이트 에이드(Rite Aid)를 인수합병한다. 합병 이후 기업가치는 240억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알버트슨은 이번 인수를 통해 미 전역에 4천 개가 넘는 약국 매장과 300여 개의 클리닉을 보유하게 되면서 아마존, 월마트와의 정면 대결을 선포했다.
라이트 에이트는 2015년에 2위 기업인 월그린(Walgreens)에 4,600개 매장을 매각하려다 미국 정부의 규제로 1,932개 매장만 매각한 바 있다. 남아 있는 매장이 알버트슨의 품에 안기게 되면서 이번 합병으로 인한 두 기업의 매출은 830억 달러가 된다. 합병된 새 회사의 CEO는 라이트 에이드의 회장이 맡게 되며, 알버트슨의 회장 겸 CEO는 새 회사의 회장으로 취임할 예정이다.
이번 인수합병의 의미는 남다르다. 아마존이 워렌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 JP모건 체이스와 헬스케어 산업에 뛰어들겠다고 선언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다. 게다가 약국 체인 1위 기업인 CVS는 대형 건강보험 회사인 애트나(Aetna) 를 인수하며, 2위인 월그린은 헬스케어 솔루션 기업인 어메리소스버겐(Amerisourcebergen)와 인수 협상을 벌이고 있다. 대형 약국 체인이 모두 인수합병을 진행 중인 상황에서 아마존과 월마트의 의약품, 헬스케어 사업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월마트는 분기 실적 저조에 라이트 에이드의 인수합병 소식까지 전해져 주가가 10% 이상 하락했다.
알버트슨은 인스타카트와의 제휴에 이어 라이트 에이드까지 인수하면서 아마존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던졌다. 알버트슨 매장 내 라이트 에이드를 찾는 고객이 늘어나면, 식품과 일반 물품 코너에 머물 확률이 올라가면서 매출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 인스타카트를 활용하면 신선식품과 더불어 일반 의약품 배송도 가능할 전망이다. 향후 알버트슨이 인스타카트까지 인수하게 된다면 아마존과의 전면전이 예상된다.
알버트슨은 아마존뿐만 아니라 월마트에도 동시에 도전장을 던졌다. 오프라인 매장 수를 대폭 늘리고 약국 브랜드 대결에서도 우위를 점하게 됐다. 알버트슨은 CVS나 월그린과 같은 약국 체인과의 대결보다는 아마존, 월마트과의 식료품+의약품 판매 대결에서 승리하기 위해 도전장을 먼저 던진 셈이다. 과연 알버트슨이 라이트 에이드와의 합병을 통해 아마존과 월마트에 얼마나 타격을 입힐 수 있을지, 아마존과 월마트는 어떠한 반격을 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관련 기사: CNBC, Business Insider | 이미지 출처: Supermarket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