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모토였던 ‘Don’t be evil’은 전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기업 모토 중 하나였을 것이다. 2015년 구글이 알파벳 체제를 취하며 ‘Do the right thing’으로 모토가 변경되었지만 구글의 10대 기업 가치에 ‘You can make money without doing evil’이 자리 할 정도로, ‘Don’t be evil’은 구글에 많은 영향을 끼친 핵심 가치였다.
그런데 최근 구글에서 이 핵심 가치와 사업의 방향성을 둘러싼 불협화음이 발생하였다. 논란은 구글이 미 국방부와 AI기술을 영상인식에 활용하는 계약을 체결하며 시작되었다. 구글의 직원들은 전사 회의와 내부 인트라망을 통해 이 계약이 ‘Don’t be evil’에 부합되지 않는다는 우려를 제기했고, 수천명이 서명한 서한이 CEO 순다이 피차이 (Sundar Pichai)에게 전달되기도 했다. 구글과 미 국방부는 이번 계약이 살상 무기와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지만 현재까지 논란은 종식되지 않고 있다.
구글은 과거부터 군사적 목적의 연구를 경계했으며, 2013년 로보틱스 연구에 대한 미 국방 연구원 (DARPA)의 후원을 거절하기도 하였다. 그럼에도 구글이 보조 공급자로 참여한 이번 계약을 쉽사리 포기하지 못하는 까닭은 이 프로젝트가 추가 사업으로 이어지는 초석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 국방부는 2017년 AI 영역에서만 74억 달러 (한화 약 8조원)를 지출하였으며, 근시일 내 수십억 달러 (한화 수조원) 규모의 클라우드 프로젝트를 발주할 예정이다. 또한 하이테크에 대한 군수 업체들의 러브콜도 꾸준히 있어왔다.
그러나 직원들의 우려와 같이, 이번 계약은 핵심 가치를 기반으로 구축된 구글 브랜드를 훼손시키고 많은 사용자와 인재를 구글로부터 멀어지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tech giant들이 국방 프로젝트에 대한 야심을 감추지 않는 가운데, 구글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관련 기사: New York Times | 이미지 출처: Ourlonelyuniverse, New York 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