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tchBook과 NVCA (미국 벤처 캐피탈 협회)가 발표한 벤처 모니터 보고서에 의하면 2018년 1분기 (1월-3월)에 미국의 벤처 캐피탈이 1,683개의 스타트업에 $28.2 Billion (한화 약 30조원)을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분기에 벤처 캐피탈들이 30조원을 투자한 것은 지난 12년만에 가장 높은 수치라고 두 기관은 밝혔다. 가까운 예로, 1년 전인 2017년 1분기의 투자 액수였던 $16.9 Billion (한화 약 18조원)과 비교해 보아도 무려 67%나 증가한 수치이다. 그리고, 앞으로 남은 9개월간 비슷한 금액이 지속적으로 투자된다면 2000년대 초 닷컴 버블시절에 버금가는 투자금이 스타트업에 투자될 것으로 예상된다. 드디어 그간 다소 위축된 듯 보였던 실리콘 밸리를 비롯한 미국의 VC들의 투자가 다시 활발해지면서 스타트업 업계에도 봄이 오고 있다는 신호일까?
1 분기에 무려 ’30조원 투자’라는 수치에 현혹되어 낙관적인 전망을 내리기에는 무리가 있다. 벤처 모니터 보고서를 자세히 살펴보면, 2017년 1분기 이후로 투자를 받는 스타트업의 숫자는 오히려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아래 그래프를 보면 2015년에는 투자 금액은 적었지만 2500-3000 여개의 스타트업에 매 분기마다 투자가 이루어 졌었다. 특히, Angel/Seed 펀드 (파란색 선) 및 Early VC(노란색 선) 들의 투자금은 1년째 계속 감소하고 있는데, 이는 투자를 유치하는 초기 스타트업의 숫자가 감소하거나, 투자유치 액수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이해하면 될 것 같다.
표 1에서 나타나듯 벤처 케피탈로부터 투자를 받은 1,683개 스타트업 중, 상위 10개의 딜에 투자된 금액이 $3.74 Billion 으로 전체의 투자액수의 13%를 차지하고 있다. 즉, 투자 유치에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스타트업에 투자된 금액은 최근 10여년간 최고치를 기록할 정도로 지표상으로는 좋아보이지만, 일부 유니콘, 유니콘에 버금가는 스타트업을 제외한 대부분의 스타트업들은 갈수록 투자를 유치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최근 몇년간 벤처 캐피탈의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들이 피인수 (acquired)되는 경우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데다, IPO도 점점 줄어들고 있으며 투자부터 Exit에까지 걸리는 시간도 평균 6년 이상 걸리다보니 투자자들도 리스크가 큰 초기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것을 꺼리는 것은 아닌가 생각된다. 이런 현상이 오래 지속된다면 어떤 형태로든 다시 한 번 위기가 찾아오지 않을지 살짝 우려가 되기도 한다.
[표 1] 2018년 1분기에 투자받은 스타트업 Top 10 (벤처 모니터 보고서)
Lyft | $1.7 billion | San Francisco | Information Technology |
Faraday Future | $1.5 billion | Los Angeles | Consumer |
Uber | $1.25 billion | San Francisco | Information Technology |
Magic Leap | $963 million | Plantation, FL | Consumer |
Katerra | $865 million | Menlo Park, CA | Information Technology |
Door Dash | $535 million | San Francisco | Consumer |
Moderna Therapeutics | $500 million | Cambridge, MA | Healthcare |
Wag | $300 million | Los Angeles | Information Technology |
Harmony Biosciences | $295 million | Plymouth Meeting, PA | Healthcare |
Viela Bio | $282 million | Gaithersburg, MD | Healthcar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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