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이 홈쇼핑 채널을 인수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전통적인 정보전달 매체인 TV로 소비자에게 접근하는 방식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마존은 미국 내 홈쇼핑 채널 업계 3위인 Evine Live와 인수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설 이후 Evine Live의 주가는 30% 이상 상승하며 아마존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Evine Live는 QVC와 HSN(Home Shopping Network)에 이어 미국 내 3번째로 큰 홈쇼핑 채널이다. 미국 전역에 8천 7백만 가구에 방송하고 있으며, 시가총액이 $5,300만 달러(한화 약 572억 원)로 시가총액 측면에서 아마존이 충분히 인수할 여력이 되는 규모다. Evine Live는 1, 2위 사업자와 비교하면 규모는 작지만 최근 흑자를 기록하면서 실적이나 명성 측면에서 좋은 성과를 보인다.
사실 아마존이 1, 2위 사업자인 QVC와 HSN을 인수하고 싶어도 쉽지 않다. 두 기업은 작년 7월 QVC가 HSN의 지분을 21억 달러(약 2조 4천억 원)에 인수하면서 하나의 기업이 되었기 때문이다. 아마존은 QVC와 HSN 다음 홈쇼핑 채널인 Evine Live를 인수 대상으로 삼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과거 아마존은 자체 홈쇼핑 스타일의 프로그램을 시도한 적이 있으나 2017년에 종료한 바 있다. 이후 홈쇼핑 채널을 아예 인수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선회한 셈이다.
아마존이 홈쇼핑 채널에 관심을 보이는 가장 큰 이유는 미국의 베이비 붐 세대를 잠재고객으로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베이비 붐 세대는 2차 세계대전 종전 후, 출산율이 급격히 증가한 1946년부터 1964년까지 태어난 세대를 일컫는다. 미국 인구 약 3억 8천만 명 중 2020년까지 베이비 붐 세대는 1억6천만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US Census 자료 기준). 컨설팅 업체인 Magid의 자료에 따르면 베이비 붐 세대의 31%가 프라임 회원이며, 연령대가 낮은 밀레니엄 세대는 54%가 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마존이 베이비 붐 세대를 잠재 고객으로 정의하고 디지털 쇼핑으로 유도하려는 목표가 명확하다.
아마존 웹사이트와 모바일 앱은 이미 밀레니엄 세대에게 충분히 친숙하지만, 베이비 붐 세대에게는 아직 TV와 같은 전통적인 채널이 더욱 친숙할 수 있다. 더욱이 젊은 소비자가 케이블 채널을 더 구독하지 않고 넷플릭스와 프라임 비디오와 같은 인터넷 기반 채널로 옮겨가면서, 케이블 채널은 베이비 붐 세대의 의존도가 더욱 높아졌다. 두 기업은 인수설에 대해 특별히 언급을 하지 않았지만, 결국 아마존은 프라임 고객 확대 및 판매 증대를 위해 홈쇼핑 채널 인수 전략을 구사할 가능성이 크다.
아마존 입장에서는 홈쇼핑 채널을 인수하면 홀푸즈 및 프라임 나우 배송을 크게 확대할 새로운 기회가 추가된다. 홈쇼핑을 시청하는 소비자가 PC나 모바일 앱이 아닌 유선전화를 통해 주문하더라도 아마존과 홀푸즈로 전달되어 당일 배송 서비스 등을 제공할 수 있다. 하지만, 아마존은 소비자가 홈쇼핑 채널에만 머물기만을 원하지는 않을 것이다. 결국, 홈쇼핑 채널을 통해 베이비 붐 세대를 온라인으로 옮겨갈 수 있도록 여러 장치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IT 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별도의 모바일 앱 화면을 제공하거나 아마존 사이트와 앱 이용 방법을 쉽게 설명하는 방송 프로그램을 송출할 수도 있다.
더 나아가, 아마존은 최근 건강관리와 보험 관련 사업을 주요 사업으로 설정한 상태다. 베이비 붐 세대의 연령대를 고려하면 향후 건강관리, 의약품, 건강보조제와 같은 카테고리의 품목 판매를 확대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홈쇼핑 채널 인수는 단순히 판매 확대 전략이 아닌 특정 세대를 아마존의 고객으로 끌어들이는 전략이 될 수 있다. 궁극적으로 헬스케어 및 의료 관련 서비스까지 제공해 프라임 생태계를 더욱 공고히 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관련 기사 및 이미지 출처 : Techcrunch, Minneapolis/ST.Paul Business Journal , TwinCities Busine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