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0월 17일, 우버 (Uber)의 전 CEO 트래비스 캘러닉 (Travis Cordell Kalanick)이 한국에서 주방 공유 사업 설명회를 연 것으로 알려졌다. 공유 주방은 건물 전체를 주방으로 사용해 배달 전용 레스토랑을 만들고, 이를 통해 음식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우버 이츠 (Uber Eats)는 미국에서의 성공적 테스트를 바탕으로 400개의 가상 레스토랑을 영국에 추가한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가상 레스토랑이란 기존 식당의 유휴 공간을 활용해 새로운 메뉴나 식당을 추가하는 개념으로 트래비스 캘러닉의 주방 공유 사업과 유사한 개념이다. 현재까지 우버 이츠는 전세계 1,600 여개의 가상 레스토랑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가상 레스토랑 설립 지원을 통해 독점적으로 이들 메뉴를 공급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스타트업 테이스터 (Taster)도 우버 이츠, 딜리버루 (Deliveroo)를 이용한 배달 전용 레스토랑을 파리, 마드리드, 릴에 구축하고 있다. 지금까지 3개 브랜드 (Mission Saigon, O Ke Kai, OutFry)를 설립했으며, 추가 투자를 통해 더 많은 배달 전용 레스토랑을 구축할 것으로 알려졌다.
공유 경제의 대표 주자 우버의 창업자와 우버가 새로운 영역을 발견할 것일까? 우리 삶에 필수적인 ‘식 (食)’ 영역에 공유 경제가 침투하고 있다. Uber for “X”로 대변되는 공유 경제는 공급자와 수요자를 연결해, 한정된 재화를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한다는 특징을 지닌다. 새로운 움직임에 대한 의의를 다음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첫째, 식당 입장에서 유휴 자원 활용이 가능할 것이다. 서울, 런던, 파리 등 지대가 높은 지역에서 식당의 자산 (주방) 활용을 극대화 할 수 있다는 면에서 점주에게 추가 수익을 안겨다 줄 수 있을 것이다. 테이스터처럼 브랜드간 자산을 공유한다면 (미슐랭 요리사가 메뉴 구상, 재료 공동 구매 등)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고, 기존 식당이 자신의 유휴 주방 시설을 내어준다면 손쉽게 임대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두번째, 우버 이츠와 같은 배달 중개 업체는 가상 레스토랑을 독점 유치함으로써 차별화를 꾀할 수 있을 것이다. 플랫폼 사업자는 다양한 공급자와 수요자를 연결시켜줌으로써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우버 이츠는 자사만이 제공 가능한 레스토랑을 통해 우버 이츠의 커머디티화 (Commoditization), 즉 타사 대비 차별화 없이 일용품화 되는 현상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더욱이 가상 레스토랑은 고객 응대 공간, 웨이터 없이 기존 자산만 (요리사, 주방 등)을 활용하는 만큼 오프라인 레스토랑 대비 더욱 저가에 메뉴를 공급할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향후 요리, 배달 영역이 로봇을 통해 자동화 된다면 어떤 미래가 펼쳐질지 궁금해진다. 이미 Zume Pizza와 같이 로봇을 음식 제조 과정에 도입하는 사업자들이 늘고 있다. (Techneedle: 크리에이터, 로봇이 버거를 만드는 레스토랑 오픈) 특히 레시피만 있다면 소수 로봇으로 다양한 요리를 제작할 수 있다는 면에서 배달 중개 업체가 직접 레스토랑 사업에 나설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자율주행 발달에 힘입어 로봇 배송이 활성화 된다면 배달 비용 절감 및 배달 운영 리스크 (e.g., 외부 인력에 의한 사건 사고, 계약 노동자들의 정규직 전환소송 등) 제거를 통해 일반 소비자에게 한발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얼마전 우버, 리프트의 IPO를 위한 벨류에이션이 $120B (한화 약 132조원), $15B (한화 약 16.5조원) 수준으로 책정되었다는 소식이 알려졌었다. 또한 위워크 (WeWork) 역시 벨류에이션 $35B (한화 약 39조원)을 책정받은데 이어, 소프트뱅크 (Softbank)와 $15~20B (한화 약 17~22조원) 추가 투자를 논의하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기도 했다. 우버와 우버 창업자 트래비스 캘러닉이 주목한 주방 공유 사업 역시 이러한 길을 따라갈 지 기대된다.
관련 기사 및 이미지 출처 : Foodable Network, Southsoundmag, Wir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