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tchBook에서 2018년 Startup Graveyard 에 오른 스타트업 12개를 선정했다. 가장 큰 뉴스는 독자분들도 아시는 테라노스의 몰락이다. 한 때 $9B (한화 약 10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고 9천억원에 달하는 투자를 유치했던 테라노스는 스캔들이 터진 이후 서서히 폐업의 수순을 밟다가, 2018년 공식적으로 폐업하게 되었다. 벤쳐캐피탈로부터 작게는 수십억원, 많게는 수천억원의 투자를 받았으나 2018년에 아쉽게도 문을 닫게 된 12개의 스타트업 리스트는 아래와 같다.
- Theranos (2003-2018) : 9천억원 투자 유치. 혈액검사 기술개발 스타트업
- Rethink Robotics (2008-2018): 1,600억원 투자를 유치. 인간과 함께 일할 수 있는 로봇을 개발하는 스타트업
- Shyp (2013-2018): 700억원 투자 유치. 온디맨드 배송서비스 스타트업
- Apprenda (2007-2018): 600억원 투자 유치. 개발자를 위한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 Airware (2011-2018): 1100 억원 투자를 유치. 드론으로 지리, 지역 정보를 분석하는 스타트업
- Primary Data (2013-2018): 950억원 투자 유치. 자동화 소프트웨어 개발 스타트업
- Care Sync (2011-2018): 300억원 투자 유치. 헬스케어 매니지먼트 툴을 개발하는 스타트업
- Bluesmart (2013-2018): 300 억원 투자 유치. 스마트 여행용 캐리어를 개발하는 스타트업
- Lantern (2012-2018): 230억원 투자 유치. 스트레스, 불안을 관리해주는 모바일 테라피 앱을 개발하는 스타트업
- Raden (2015-2018): 40억원 투자 유치. 위의 Bluesmart와 같이 스마트 여행용 캐리어 개발 스타트업
- Fieldbook (2013-2018): 30억원 투자 유치. 데이터베이스 소프트웨어 개발 스타트업
- Alta Motors (2010-2018): 500억원 투자 유치. 전기 모터사이클 개발 스타트업
참고 자료: 2017년의 Startup Graveyard
투자를 유치했다는 것 자체가 스타트업의 성공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며, 스타트업의 성공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를 보여주는 자료이다. 스타트업이 실패하는데는 수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언론 발표자료를 통해 드러난 대표적인 이유를 살펴보니 다음과 같았다. 미션과 목표를 달성하기에 기술력이 따라주지 않은 경우 (Theranos, Primary Data), 투자자와 파트너를 기만한 경우 (Theranos), 제품을 출시하고 잘 성장하다가 뜻하지 않은 규제에 막혀 문을 닫게 된 경우 (Bluesmart, Raden), Product-market fit을 찾기 전에 돈을 너무 빨리 써버린 경우 (Airware), 온디맨드 서비스에 들어가는 운영비용을 너무 낮게 계산하여 실패한 경우 (Shyp) 등이다. 운도 따라주어야 하지만, 그 누구도 미래를 예측할 수는 없으니 수시로 자신이 처한 상황, 회사가 갖춘 역량을 리뷰하고 시장의 상황과 반응을 살피며 나아가는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위의 12개 회사에 관련된 기사들을 읽으면서 눈에 띄었던 부분은, 회사가 불가피하게 폐업을 하게 되었을 때 사업 파트너와 직원들 그리고 고객들을 대하는 태도가 천차만별이라는 점이었다. 불가피 하게 문을 닫으나 기존에 구매한 고객들에게 최대한 불편을 끼치지 않도록 노력하고 커뮤니케이션하는 회사가 있는 반면, Bluesmart와 같이 “자사 제품의 환불이나 교환을 원하는 고객들의 요청에 응하지 않을 것이고, 이미 판매한 제품의 워런티도 보장할 수 없다”고 찬바람 쌩쌩부는 한 줄로 이별을 고하는 회사도 있었다. 회사의 폐업으로 인해 일자리를 잃게된 직원들이 다른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거나 Severance package (해고 후에도 일정기간 월급과 의료보험을 제공하는 제도)를 최대한 여유있게 주어 한 때는 동반자였던 그들에게 돌아갈 피해를 최소화 하고자 노력했던 회사와 창업자가 있는 반면에, 폐업 통보 당일에야 직원들에게 폐업사실을 알리고 Severance package를 아예 안 주거나 1주일치만 주어 (Airware) 수많은 직원들은 하루 아침에 말 그대로 일자리를 잃고 거리에 나앉게 되는 경우도 있다.
비즈니스는 냉혹하고, 스타트업의 실패는 어쩔 수 없다지만 당면한 실패를 어떻게 다루고 수습하느냐를 보면 창업자의 ‘그릇’을 가늠할 수 있다. 자신의 실패를 냉정하게 인정하고 그 고통스러운 과정을 되돌아보며 복기하고, 나의 비전에 동참하였던 동료들과 제품을 성원했던 고객들을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던 창업자라면 비록 실패했더라도 그로부터 많은 교훈을 얻었을 것이며, 다음에 도전할 때에는 같은 실수를 하지 않을 것이다. 스타트업들의 이러한 실패 사례로부터 우리가 눈여겨보아야 할 부분도 이런 것들이 아닐까 생각된다. 그런 의미에서 Fieldbook의 창업자이자 CEO가 블로그에 담담하게 회고한 What Happened at Fieldbook 를 읽어보시기를 추천드린다.
관련 기사 및 이미지 출처 : Pitch Book | Photo by Ashim D’Silva on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