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주요 항공사들이 배터리를 수하물로 부치는 것을 금지하는 규제를 본격적으로 시행하면서 스마트 러기지 캐리어를 개발하는 스타트업 ‘블루 스마트’가 폐업 소식을 전한데 이어, Raden (라덴) 역시 같은 이유로 사업을 접게 되었다. 라덴의 스마트 러기지 캐리어는 배터리 일체형이었던 블루 스마트의 캐리어와는 달리 배터리를 캐리어에서 쉽게 분리할 수 있어, 고객이 배터리를 들고 항공기에 탑승한 후 목적지에서 캐리어를 찾아 배터리를 장착하면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항공사들의 이러한 규제에도 비즈니스를 계속할 수 있지 않을까 예상했었으나 결국은 블루스마트와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되었다. 라덴이 밝힌 입장문에 의하면, 배터리를 제거하게 되면 Baggage Claim에서 본인의 짐을 찾을 때 트랙킹할 수 있는 기능 등, 라덴의 고객들이 만족해하는 일부 핵심 기능을 사용할 수 없어 제품의 장점을 잃어버리게 되었다고 한다.
2015년에 설립된 라덴은 $3.5 million (한화 약 37억원) 의 시드 투자를 받아 제품을 개발했으며, 항공사들이 본격적으로 배터리 규제를 시행하기 시작하기 직전인 2017년 초에 기업가치가 약 $41.3million (한화 약 420억원) 까지 오르며 기대를 모았으나 예상하지 못했던 규제의 벽을 넘지 못했다. TravelPro에 인수된 블루스마트와는 달리 라덴은 인수할 기업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달 사이에 두 개의 스마트 캐리어 스타트업이 폐업하면서 자연스레 스마트 캐리어 3번째 업체인 Away로 눈길이 쏠리고 있다. Away 역시 스마트 러기지 캐리어를 판매하고 있는데, 2017년 말 한 인터뷰에서 Away의 CEO는 항공사의 배터리 규제에도 불구하고 고객들이 여전히 자사의 스마트 캐리어를 이용할 것이며 회사를 계속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블루스마트의 제품과는 달리 배터리를 분리할 수 있다는 차이점이 있었지만, 항공사의 배터리 반입 금지 규정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고객들이 스마트 캐리어라는 제품에 대한 흥미와 관심이 떨어진 것이 라덴 폐업의 근본적인 이유가 아닐까 생각된다.
반면, 폐업 계획이 없다고 밝힌 Away는 2015년 창업한 후 현재까지 $30 million (한화 약 32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는데, 그 중 $20 million은 2017년 5월에 투자받았기 때문에 현금 사정이 나쁘지 않아 고객들의 반응을 좀 더 지켜볼 수 있는 것 같다. 만일 고객들의 반응이 좋지 않아 스마트 캐리어 비즈니스에 희망이 없어보이면 투자자들은 투자금 일부라도 회수하기 위해 인수자를 찾아 파이어 세일을 할지도 모르겠다.
폐업에 앞서, 라덴은 홈페이지 에 고객들에게 보내는 짧은 편지를 올려놓았다. 그 편지의 마지막 문장이 가슴을 울린다. “(비록 우리는 예상하지 못했던 항공사의 안전 관련 규제로 인해 문을 닫지만), 앞으로도 신생 브랜드와 혁신적인 제품이 나올 수 있도록 응원해달라. 우리도 조만간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 다시 찾아뵙겠다 (Please keep supporting young brands and innovative products – we will be building new ones)” 이 회사의 창업자들이 이번 실패를 거울삼아 더 멋진 혁신적인 제품으로 돌아왔으면 좋겠다.
관련 기사 및 이미지 출처 : Pitch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