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반년만에 1억명 가입자 모은 인도 통신사 Jio에 약 8조원 투자 예정

페이스북 (Facebook)이 인도 통신사 릴라이언스 지오 (Reliance Jio, 이하 ‘지오’)의 지분 10% 인수를 논의 중이며 계약이 성사 직전에 온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구체적 거래 종료 일정은 코로나 사태로 인해 다소 불확실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상장사인 지오는 2019년 말 약 78조~84조원 ($65~70B)으로 평가되며 논의 중인 지분의 가치는 약 8조원으로 추정된다. 이번 거래의 주목적은 페이스북의 인도 공략과 지오의 투자 자금 회수 및 시장 공략 자금 확보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오는 2016년 말 혜성같이 등장해 파격적인 정책으로 반년만에 가입자 1억명을 확보한 신규 통신사다. 약 30조원 ($25B)에 달하는 모회사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 (Reliance Industry)의 지원을 바탕으로 2G, 3G 중심이었던 인도에 최초로 4G 전국망을 깔았으며, 월 9천원 ($7.5)에 하루 2GB 데이터를 한달간 제공하는 등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통해 시장을 뒤흔들었다.

2016년 말 기준, 인도의 월평균 통신비가 3천원 ($2.5),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30%였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상당히 파격적인 행보였다고 할 수 있다.

지오로 인해 기존 통신사 바티 에어텔 (Bharti Airtel), 보다폰 인도 (Vodafone), 아이디어 (IDEA Cellular)의 점유율은 가파르게 하락하기 시작하고, 보다폰과 아이디어는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합병을 한다. 결국 지오는 2019년 12월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한다. (가입자 3억 7천만명, 시장 점유율 32%)

2019년 인도 통신 시장 월별 점유율 (출처 : BloombergQuint)

지오의 중요한 특징은 4G이다. 4G가 일상화된 한국과 달리 인도는 그렇지 못하다. 필자가 2017년 말 인도 여행을 갔을 때만 하더라도 상당수의 사람들이 2G나 3G 피처폰을 사용했었다.

하지만 지오의 가입자 모두는 4G 사용자이다. 최대 경쟁사 바티 에어텔의 4G 유저수가 지오의 약 30%인 1억 2,300만명이다. 인도 4G 사용자 수의 56%가 지오를, 18%가 바티 에어텔을 사용하는 셈이다. 바로 이 때문에 페이스북이 지오의 지분 인수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인도 시장에서 페이스북, 왓츠앱, 인스타그램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유저는 4G유저인데, 절반 이상의 4G 사용자가 지오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은 지오의 핸드폰에 페이스북 제품을 내장시키고, 공동 마케팅을 하지 않을까 싶다. SK텔레콤 핸드폰에 티맵, 11번가 등이 내장된 것을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투자 관점에서도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수익성이 높은 4G 유저를 꾸준히 늘려온 지오에 투자한 것이 결코 나쁜 선택은 아닐 것이다. 더욱이 지속적으로 약세 추세였던 인도 환율을 고려한다면 페이스북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돈으로 인도 4G 시장을 지배하는 통신사와 전략적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을 것이다.

Facebook eyes multi-billion dollar deal to acquire 10% stake in ...

지오 역시 2016년 이후 많은 자금을 소모하며 시장을 장악했다. 이번 투자를 통해 일부 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는 것이 지오에게도 호재다. 페이스북과의 협력을 통해 경쟁사 바티 에어텔의 공격적인 정책 (2019년 4G 고객 로열티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넷플릭스, 아마존 프라임을 무료로 제공)을 일정 부분 상쇄할 수 있을 것이다.

테크니들 인사이트

페이스북은 그 동안 인터넷 인프라가 취약한 신흥국 (emerging market)에서 통신사들과 적극 협력해왔다. 인터넷 저변을 넓히고, 자연스럽게 페이스북을 사용하도록 유도하며 유저수를 늘리는 전략이다.

또한 신흥국이 아니더라도 통신사가 장악한 핸드폰 탑재 프로그램에 자사 서비스를 넣기 위해 물밑으로 통신사에 컨택을 해왔다. 하지만 이런 대규모 형태의 통신사 투자는 전례 없었으며 페이스북이 인도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실제 페이스북은 인도를 주요 공략 시장으로 삼고 지속적으로 공격적인 정책을 펼쳐왔다. 2015년 프리 베이직 (Free basic)이라는 프로그램을 출시하며 페이스북을 통해 사람들이 인터넷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해주었는데, 이 프로그램의 배경에는 페이스북을 인도의 게이트웨이로 만들고자 하는 전략이 자리한다. 하지만 2016년 이 프로그램은 망 중립성 위법 판결을 받고 금지당했다.

현재 페이스북의 인도 유저는 약 3억명, 왓츠앱 유저는 약 4억명 규모다. 지오의 4G 사용자가 약 4억 명인 것을 감안한다면 페이스북은 이번 투자를 통해 큰 이득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한편 구글 역시 릴라이언스 지오의 투자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사 및 이미지 출처 : Financial Times, Fortune, LiveMint, theNextWeb, BloombergQuint

Written by

현재 INSEAD MBA에 재학 중입니다. MBA 전에는 국내 ICT 회사에서 글로벌 테크 투자를 담당하였습니다. 기술과 비즈니스가 세상을 바꾸는 큰 축 중 하나라고 생각하며, 저 역시 그러한 변화에 일조하고 싶습니다. techNeedle을 통해 관련된 재미있는 소식들을 나누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