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타 (Utah)주에 위치한 침대 매트리스 스타트업인 Purple이 뉴욕의 Global Partner Acquisition Corp 과 무려 $1.1 Billion (한화 약 1조 2천억원)에 합병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 회사는 2010년에 위 사진에 나온 두 형제가 설립하여 사업 초기엔 베게나 쿠션등을 팔다가 본격적으로 침대 매트리스 시장에 뛰어들었다. 2015년부터 2016년 사이엔 매출이 무려 1317% 성장하고, 2016년-2017년 기간에도 271%의 매출신장을 이루는 등 말 그대로 눈부시게 성장하는 ‘유니콘 급’ 스타트업이었는데 이번 합병을 통해 공개 상장사가 되었다. 여태까지 외부투자를 받지 않아서 지분 희석이 거의 없어 창업자 두 형제는 이번 합병을 통해 약 $850 Million (약 9700억원)을 가져가게 될 것으로 보인다.
Purple의 매트리스는 자신들이 개발한 “Hyper-Elastic Polymer”라는 신소재로 만들어져서, 딱딱하거나 (Firm) 푹신한 (Soft) 매트리스의 장점만을 취하여 숙면을 취할 수 있게끔 설계되어있다고 한다. 홈페이지에 가보면 아래 홍보 영상을 볼 수 있는데, 날계란을 매트리스 위에 떨어트리는 실험을 통해 자사의 매트리스가 경쟁사 제품보다 우월함을 다소 코믹하게 전달하고 있다.
Purple은 현재 22개의 등록된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35개의 추가 특허도 출원했다. 소비자가 구매 후 100일간 사용해보고 반품을 하더라도 100% 환불을 해주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으며, 매트리스의 품질보증(Warranty) 기간이 10년이다. 자사 제품의 품질에 대한 자신감이 없으면 할 수 없는 정책들인데, 2017년 연간 기대 매출이 약 2천억원에 달한다니 근거없는 자부심에 기댄 마케팅 구호만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Purple 매트리스는 위 그림에서처럼 돌돌 말려서 비닐 백에 담겨진 상태로 배달되고, 온라인에서 주문하면 배송비가 무료이다. 매트리스의 품질도 훌륭하지만, 비닐백에 담아 유타의 물류 창고에서 소비자의 집으로 직접 배달가능하다는 점은 기존 매트리스 제조사들이 갖지 못하는 큰 장점이다. 침대 매트리스는 구매 후에 배송이 꽤나 번거롭기 때문이다. 작년에 이사를 하면서 오래된 매트리스를 버리고 새 매트리스를 샀는데, 배달을 받기위해 배달업체와 따로 약속을 잡고 그 시간에 집에 있어야만 하는 불편함 (9시부터 11시 사이 방문, 이런 식으로 약속을 잡게 되어 자칫하면 오전내내 집에서 대기해야하는 경우도 생긴다) 을 떠올려보면 킹사이즈 매트리스를 택배로 손쉽게 받을 수 있다는 것은 혁신적이라 할 만 하다. 이사할 때도 매트리스를 접거나 말아서 운반이 가능하다고 하니, 이사가 잦은 사람들이나 미국내 대학생들에게 인기가 아주 좋을 것이다.
이 회사 말고도 Casper 나 Leesa와 같은 DTC (Direct to Consumer: 오프라인 매장을 통하지 않고 제조업체가 개별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방식) 침대 매트리스 스타트업들이 최근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Casper는 최근 Target이 제시한 $1 Billion (한화 약 1조원)에 달하는 인수 제안을 거절하고, 대신 $75 million (한화 약800억원)의 투자를 받기도 했다. 이러한 DTC 매트리스 스타트업들의 괄목할 만한 성장에 대해 Temper-Pedic 이나 Simmons 등의 기존 매트리스 제조업체들은 당분간은 지켜보자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아래 그래프에서 보듯이 미국 내 매트리스 시장 자체가 매년 성장하고 있으며, 2017년 현재 시장규모가 약 20조원에 달하기 때문에, DTC 업체들의 성장이 당장의 큰 위협은 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는 듯 하다. 하지만, 앞으로도 매트리스 스타트업들의 성장세가 지금처럼 이어지고, 온라인 판매에 더해 타겟이나 월마트 등의 리테일 스토어에서 판매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면 (Casper는 이미 리테일 스토어 판매를 시작했고, Purple도 계획중이다) 시장 점유율이 뒤바뀔 수도 있을 것이다. 예상컨데, 조만간 기존 매트리스 업체들이 DTC 스타트업을 인수하거나, 그 중 몇 개는 IPO 까지 가는 사례들이 나오지 않을까?
관련 기사: Forbes, TechCrunch | 이미지 출처: Forbes, Purp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