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테크 시장에서 버추얼 인플루언서 (virtual influencer)들의 활약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인공지능 기술 기반으로 만들어진 버추얼 인플루언서는 대중에게 친근하고 호감 가는 이미지로 효과적인 마케팅 수단이 되고 있다.
릴 미겔라 (Lil Miquela)
인스타그램 3백만 팔로워를 보유한 릴 미겔라 (Lil Miquela)는 AI 스타트업 Brud에서 CGI (Computer Generated Imagery, 컴퓨터 생성 이미지) 기술로 개발한 가상인간이다.
그녀는 19살의 로스앤젤레스 출신 브라질계 미국인 여성으로 MZ세대가 선호하는 외모와 취향으로 디자인되었다.
릴 미겔라는 캘빈 클라인, 프라다, 디오르 등 유명 브랜드 모델로 활동했다. 영국 전자상거래 기업 OnBuy에 따르면 그녀는 지난해 1,000만 달러 (약 118억 원) 이상을 모델 수익으로 벌여들였다.
릴 미겔라 외에 이마, 로지, 슈두, 로니 블라코 등 가상 인플루언서들이 잇달아 글로벌하게 탄생되어 대중들에게 소개되고 있다.
딥페이크 (deepfake) 기술
버추얼 인플루언서와 밀접한 관계를 가진 대표적인 인공지능 기술로 딥페이크를 들 수 있다. 딥페이크는 딥러닝 (deep learning)과 페이크 (fake)의 합성어로 인공지능이 기존의 이미지, 영상 데이터를 학습해 새로운 이미지, 영상을 만들어 내는 기술을 의미한다.
딥페이크의 합성은 위 그림에서 볼 수 있듯 인코딩 (encoding)과 디코딩 (decoding) 그리고 잠재 공간 (latent space)의 추출 과정을 거친다.
쉽게 말해 인공지능이 데이터 A와 데이터 B를 입력받고 학습하여 각 데이터의 패턴 (예를 들어 표정, 이목구비의 위치, 방향 등)을 찾아낸 후, 데이터 B값을 데이터 A의 패턴 일부를 합성한 후 재구성하여 추출해내는 것이다.
예전에는 하나의 이미지 혹은 영상을 생성하기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었다면 현재는 이러한 딥페이크 기술로 단시간에 가변적인 가상 이미지 및 영상을 생성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버추얼 인플루언서는 국적, 인종, 성격 등 브랜드의 이미지와 가치에 상응하는 인물로 다양하게 생성할 수 있다. 사생활 이슈에서도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어 이미 패션과 뷰티 영역에서 활발히 활용되고 있다.
미국 마케팅 분석회사 HypeAuditor에 따르면, 버추얼 인플루언서 시장 규모는 2022년까지 약 17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된다.
테크니들 인사이트
버추얼 인플루언서의 등장은 우리가 이미 메타버스라는 가상과 현실이 융합된 새로운 공간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직간접적으로 나타낸다.
릴 미겔라는 MZ세대의 친구들에게는 ‘진짜’ 인플루언서와 다름없다. 음반을 내거나, 환경 보호 캠페인과 같은 다양한 사회 활동에 참여한다. 태어나 처음으로 눈을 맞이한 자신의 어린 사진을 공개하고, 전 남자 친구와의 연애담을 스스럼없이 나누는 등 ‘진짜’ 인간으로부터 프로그래밍된 재능과 성격, 기억을 갖고 있다.
심지어 그녀는 2018년 타임에서 선정한 ‘인터넷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25인’ (The 25 Most Influential People on the Internet)에 포함되어 방탄소년단과 어깨를 나란히 한 경험도 있다.
우리는 신체적, 지능적으로 인간과 유사한 인공지능 로봇 개발에 우려를 표하지만, 가상과 현실의 경계를 넘나드는 이 버추얼 인플루언서들의 팬이 되는 것에는 주저함이 없다.
메타버스라는 새로운 공간을 통해 AI의 인간화는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 서서히 시작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현실 세계의 진짜 인간을 대신해 활발한 마케팅 활동을 하며 수익을 올리는 가상 인간의 등장은 우리에게 다양한 질문을 던져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