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독일 뮌헨에서 IAA 모빌리티 전시회가 열렸다. 총 95개국 744개 기업이 참여했고, 936명의 발표자들이 행사를 풍요롭게 만들었다. 방문 관람객 수는 40만 명에 달했다. 흥미로운 점은 관람객의 67%가 40대 이하라는 점이다. 그렇다면 이 젊은 관람객들이 가장 관심을 가진 미래 모빌리티는 어떤 것이었을까?
모터쇼에서 모빌리티 전시회로
뮌헨 IAA모빌리티는 우리에게 오랫동안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로 잘 알려진 행사이다. 세계 최대의 자동차 박람회이며, 1897년에 시작되어 역사와 전통을 자랑한다.
2015년에는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 약 93만 명의 관람객이 방문했지만, 바로 그 기간에 폭스바겐 디젤 스캔들이 터지면서 자동차 업계에 대한 싸늘한 시선이 생기기 시작하였다. 동시에 기후 위기 관련 여론이 확산되면서 매회 관람객의 수는 줄고, 환경 관련 시위대의 수가 점점 늘어났다.
결국 IAA는 기존의 내연기관 중심의 모터쇼에서 탈피하고 전시 개최지도 뮌헨으로 바꾸면서 IAA 모빌리티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2021년 처음 모빌리티 전시회로 개최되었다.
전시회에서 내연기관 자동차는 몇몇 부품 관련 기업 이외에는 찾기 힘들었고, 전기 자동차, 자전거, 전자 스쿠터, 에너지 정책, 도시계획, 디지털화와 관련한 미래 모빌리티에 초점을 맞추어 진행되었다.
흥미로운 점은 일반 시민들이 미래 모빌리티를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전시장 밖 뮌헨 곳곳에 다양한 데모 프로그램이 준비되었다는 것이다.
이 프로그램은 Blue Lane이라는 이름으로 약 250대의 차량에서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을 일반 관람객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었다. 그중 독일의 MZ 세대에게 인기 있었던 몇 가지를 소개한다.
홀로라이드 (holoride) – 차량용 VR 게임 개발 스타트업
2021년 뮌헨 IAA모빌리티에서 차량용 VR 홀로라이드는 아우디와 협력하여 아우디 e-tron에서 홀로라이드 게임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도록 일반 관람객에게 문을 열었다.
홀로라이드는 IAA 앱으로 체험 예약을 하거나 직접 방문을 해서 이용할 수 있었다. 아우디 e-tron이 뮌헨의 주요 관광지를 운행하는 동안 뒷좌석의 체험자는 VR 안경을 쓰고 자동차가 주는 진동, 과속, 감속 등의 물리적 변화와 게임의 스토리가 상호 작용하면서, 훨씬 더 흥미롭게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추후 교육, 영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자동차 내 엔터테인먼트를 담당할 것이다.
BMW 메타버스 플랫폼 – 조이토피아 (Joytopia)
BMW는 이번 IAA 모빌리티에서 조이토피아(Joytopia)라는 메타버스 플랫폼을 공개했다. 목적은 ‘모빌리티의 미래를 탐구’ 하는 것.
하지만 이는 미래 모빌리티의 직접적인 경험을 주기보다는 온라인으로 IAA 모빌리티를 둘러보는 잠재고객들을 위한 BMW 브랜드 마케팅의 일환으로 기획되었다고 볼 수 있다.
메타버스를 안내하는 여우 캐릭터를 할리우드 배우 크리스프 왈츠가 내레이션을 맡으면서 화제가 되었다. 영국 밴드 콜드 플레이 (Cold Play)가 신곡 4곡을 조이토피아 메타버스에서 콘서트 형식으로 발표했다.
BMW는 전기차 iX와 i4의 출시를 기념하여, 콜드 플레이의 Higher Power를 배경으로 전 세계 팬들을 조이토피아에 초대했다. 관객들은 아바타로 가상세계에서 콘서트에 참여할 수 있었다.
마이크로 모빌리티: 자전거, 오래된 미래
이번 전시회에서 가장 핫한 분야는 바로 마이크로 모빌리티 분야였다. 그중 자전거는 기존 모터쇼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분야였다.
미래 모빌리티로서의 중요성뿐만 아니라, 자전거는 독일에서 가장 사랑받는 교통수단 중 하나다. 독일 이륜산업협회 ZIV에 따르면 코로나 위기 이후 대중교통보다 자전거를 더 많이 이용하거나 운동 및 레저 수단으로 자전거 인구가 급격하게 늘어나며, 2020년 상반기에만 독일에서 320만 대의 자전거가 판매되었다. 그중 약 30%가 전기 자전거로 장거리 여행 및 화물 운송을 위한 수단으로써 각광받고 있다.
이번 IAA 모빌리티에서는 75개의 자전거 관련 업체가 전시회에 참가했다. 특히 최대 200Km까지 주행 가능한 Flyer의 전기 자전거 등은 기후위기를 실감하고 이에 행동하는 MZ세대에게 좋은 대안이 될 것으로 보였다.
그 밖에 초소형 전기 자동차 Microlino와 전기 스쿠터 Microletta를 제조하는 Micro는 귀엽고 깜찍한 디자인 덕분에 많은 관심을 끌었다.
테크니들 인사이트
IAA 모빌리티에서 발견한 흥미로운 사실은 40만 명의 오프라인 관객이 다녀간 성과 이외에도 하이브리드로 진행된 온라인 채널의 성공이다.
IAA 모빌리티 유튜브 채널과 틱톡은 3,800만 회 이상의 조회를 기록했다. 중국, 미국, 한국, 스페인, 이탈리아, 브라질, 독일에서의 접속자가 많았다. 이는 올해 올림픽과 유럽 축구 선수권 대회 다음으로 가장 활발한 온라인 미디어 이벤트였다.
IAA 모빌리티는 공식 콘텐츠 파트너로 틱톡을 선정했는데, 다른 소셜미디어에서는 접근하기 힘든 MZ세대를 위한 가장 직접적인 미디어로 틱톡의 가능성을 보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