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후불 결제 서비스 ‘어펌 (Affirm)’과 제휴

전 세계 온라인 쇼핑 구매자들은 해마다 아마존에서 6천억 달러 가치가 넘는 물건을 구매하고 있다. 아마존이 성장하기 이전 오프라인 마켓에서는 시어스 (Sears)와 월마트 (Walmart)의 점유율이 높았으나 현재는 아마존이 글로벌 어디든 배송되도록 구축한 물류 시스템으로 온라인 소매시장을 압도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아마존과 ‘선 구매 후 결제 (BNPL, Buy Now Pay Later) 서비스‘와의 만남은 상당한 파괴력을 갖는다.

최근 아마존은 BNPL 서비스 어펌 (Affirm)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50달러 이상 가전, 가구, 패션제품을 구매할 경우 월 할부로 후불 결제가 가능한 서비스를 도입했다.

이 서비스는 소비자는 먼저 물건 값을 지불하는 대신 일정 기간에 걸쳐 분할 납부하는 서비스로 한국의 할부 제도와 비슷하나, 신용카드가 없이도 후불 결제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어펌은 신용카드 발급이 어려운 MZ 세대에게 활용도가 크며 다른 유통업체들도 BNPL을 적극 확대하고 있다. BNPL 시장은 향후 2025년까지 15배 성장, 최대 1조 달러 규모가 될 것이라고 전망된다.

아마존과의 제휴에 대해 인터뷰하는 어펌 CEO 맥스 레브친 (CNBC)

어펌은 가맹점으로부터 3~6% 수준의 높은 수수료를 받고 연체 위험을 가맹점에 전가하는 수익 구조로 아마존뿐 아니라 애플 역시 어펌의 PayBright와 협력하여 캐나다 시장에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캐나다 소비자는 12~24개월의 할부로 애플 제품을 구매할 수 있으며 아디다스, 월마트, 다이슨, 케이트 스페이드, 펠로톤, 익스피디아 등 다양한 브랜드에서 어펌을 이용할 수 있다.

어펌이 제공하는 BNPL 서비스는 올해 1분기 매출액 2억 3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67% 증가했지만 2분기 영업손실은 1억 7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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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월 어펌의 나스닥 상장을 축하하는 홍보물

테크니들 인사이트

BNPL은 신용등급과 상관없이 18세 이상 성인은 누구나 이용할 수 있으며 신용등급이 낮거나 소득이 불안정해 신용카드를 발급받을 수 없는 사람도 BNPL이라면 할부 결제를 별도의 이자나 수수료 없이 이용할 수 있다. 이 때문에 BNPL은 소비자의 과소비를 유발하는 경향이 있다.

소비자들이 BNPL 서비스를 신용 상품이라기보다는 디지털 결제 수단으로 인식해 앞으로 대금을 상환하지 못했을 때 발생하는 연체료 등의 위험 요소를 간과할 수 있다. 소득이나 신용도가 부족해도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BNPL의 ‘편리함’이 2000년대 초 발생했던 ‘신용카드 버블’과 같이 막대한 가계 부채 리스크로 돌아올 수 있는 리스크도 여전히 상존한다.

BNPL로 발생한 빚은 신용 기록에 남지 않아 여러 BNPL 회사에서 빚을 끌어 쓸 수 있어 이는 다른 금융회사들이 대출을 내줄 때 차용인의 기존 대출을 과소평가하게 할 여지가 있다.

또한 BNPL로 생긴 빚을 갚으려 신용카드나 다른 고금리 금융상품을 쓰면서 리스크가 신용 시장 전체로 전이될 수 있는 위험도 존재한다. 기술 발달의 편리함을 합리적 소비로 이어가기 위한 방안은 플랫폼 경제와 공존하기 위한 숙제로 계속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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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IT 분야에서 데이터 과학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더 나은 미래, 기술의 학문적 가치와 현실 내재화에 대해 늘 고민하고 연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