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체제 vs 메시징 앱, 새로운 시대를 위한 전쟁의 서막

URL, 포털사이트 그리고 검색과 앱(app)이 가진 기득권을 모바일을 기반으로한 운영체제와 메시징 앱이 장악하려 하고 있다. 인공지능과 가상비서를 탑재한 운영체제 분야에선 구글과 애플이 단연 압도적이다. 각각은 운영체제를 통해 수집한 시기적절한 정보를 알아서(Proactive) 제공하려 한다. 아마존이나 마이크로소프트, 야후 등도 같은 비전을 가지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검색할 때 관련없는 결과물을 생각해보면 문맥이 검색의 일부가 될 때 어떤 일이 일어날지 상상해보세요. 미래의 검색은 문맥이 있는 지식이 주도하게 될겁니다. - 마리사 메이어(Marissa Mayer)

운영체제와 함께 포스트 검색 분야의 왕좌를 노리는 것은 페이스북이나 위챗, 라인 같은 메시징 앱이다. 이들은 단순한 메시지 전달을 넘어 웹사이트나 다른 앱을 거치지 않고 그 안에서 쇼핑부터 뉴스구독까지 모두 해결하려 하고 있다. 이들 중 누가 최후의 승자가 될까? 지금까진 메시징 앱이 더 희망적이다. 애플과 구글은 소셜과 플랫폼에 사용자들을 묶어 둘 전략이 필요한데 이건 그들의 전문이 아니다. 반면 메시징 앱들은 단단한 사용자 기반에 누구나 보낼 줄 아는 메시지를 이용해 정보를 접근하고 검색하는 방법을 바꿔가고 있다. 메시징 앱과 가상비서를 서드파티 개발자들이 이용할 수 있게 되면 사람과 대화하듯이 각종 서비스들에게 말을 걸고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게 된다. 메시징 앱 회사들은 이런 환경을 애플이 앱스토어 생태계 구축 시 썼던 방법처럼 API를 제공하며 만들려하고 있다. 페이스북이나 왓츠앱이 가상비서를 구현하는 것은 애플과 구글에게 최악의 시나리오다. 메시징 앱을 이용해 택시를 부르고 레스토랑의 예약하며 전세계 항공사 봇(bot)을 단체 채팅창에 초대해 최저가 항공권 가격을 묻고 최적의 답변을 하는 봇의 제안을 선택하는 것을 상상해보자.

tN 인사이트: 이제 Pull이 아닌 Push의 시대다. 사람들은 더 이상 정보를 찾기 위해 복잡한 웹사이트에서 광고를 헤집으며 원하는 정보를 찾고 싶어하지 않는다. 자동으로 스마트폰와 스마트워치에 적절한 추천 앱이 뜨고 가상 비서를 통해 빠르고 간편하게 원하는 답을 들으며, 메신저에서 대부분의 시간의 소비하는 것이 익숙한 시기가 오면 기존 IT시장에서 권력을 쥐고 있던 좋은 도메인(URL)이나 포털, 검색은 순식간에 기득권을 잃어버릴 것이다. 사용자들이 웹사이트나 앱을 거치지 않고 바로 정보에 접근하기 때문이다. 기존 사업자들은 새로운 돌파구를 찾지 않으면 시간 당 수 천만원짜리 배너나 검색 결과에 노출되던 광고로 벌어들이는 수익이 거의 없어질 것이다. 구글이나 네이버의 매출액 중 광고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을 생각하면 사실 기업의 생사가 달린 문제이기도 하다. (참고로 2015년 1분기 네이버 매출 중 광고가 차지하는 비중은 72%다.) 이런 메시징과 가상비서를 두고 운영체제와 메시징 앱간의 경쟁이 치열하다. 그 중심에 ‘인터페이스’가 있다. 가상비서나 메시징 앱이 단순히 스마트폰을 조작하거나 친구와 대화하기 위해 사용되는 것 뿐만 아니라 다양한 서비스를 연결해주는 인터페이스가 되는 것이다. 이 인터페이스를 가지고 차세대 시장을 선점해가며 충성도 높은 사용자를 잡기 위한 핵심역량은 ‘큐레이션’이다. 이 ‘큐레이션’의 질은 어떤 메시징 앱 또는 가상비서에 얼마나 많은 친구(API를 통한 서드파티 서비스)가 있느냐, 얼마나 메시지의 구문을 맥락에 맞게 잘 분석해 내고 그에 맞게 응답할 – 적중률 높은 – 훌륭한 검색 결과(응답 후보군)를 만들 수 있느냐로 결정될 것이고 결국 시장의 승자가 될 것이다. 검색엔진이 없는 애플은 이런 면에서 취약하지만 맥, 아이폰, 아이패드, 애플워치로 이어지는 충성도 높은 사용자와 잘 짜여진 앱스토어 생태계를 기반으로 적절한 결과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은 다행스러운 점이다. 왜 기업들이 앞다투어 가상 비서 서비스를 내놓는지, 왜 페이스북이 왓츠앱을 20조원에 사들였는지 이제야 이해가 된다. 아직도 카카오톡이나 페이스북이 단지 사용자가 많아서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고 생각하고 끝내지말자. 메시징 앱은 세상의 모든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서비스 인터페이스 플랫폼이 되어 가고 있고, 가상 비서는 메시징 앱의 또 다른 모습이다. 지금 당장 텔레그램을 설치하고 https://telegram.me/imagebot 을 방문하여 imagebot를 친구로 추가해보자. 스냅챗을 깔고 이것이 진짜 메신저가 맞는지 경험해보자. 이제 새로운 시대를 맞이할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기회는 거기에 있다.

관련기사: TechCrunch

Written by

RFID, 스마트폰 영상처리로 소프트웨어 개발을 시작했고 삼성테스코에서 이커머스 시스템을 담당했습니다. 현재 3D 입체영상 촬영 원천 기술을 보유한 하드웨어 스타트업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클라리넷 연주를 하며 책읽기와 글쓰기를 좋아합니다.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