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회사를 양산하는 벤처캐피탈

좀비회사는 초기에 높은 벨류에이션으로 많은 돈을 투자받고 나서 점차 쇠퇴하다가 나중에는 대부분의 수익을 다 까먹는 회사를 말한다. 일례로 리빙소셜은 약 6조원 벨류에이션에서 4분의 1 수준의 다운 라운드를 진행했으며, 불과 몇달전에 약 1천억원을 투자받았던 Hampton Creek은 대량 정리해고로 좀비회사의 수순을 밟고 있다. 이러한 문제의 원인은 VC들이 받는 보상 구조에서도 찾을 수 있다. VC는 보통 20%의 성과보수와 2%정도의 운영수수료를 받는다. 운영수수료는 펀드의 성과에 관계없이 VC가 매년 펀드설정액에서 떼는 돈이다. 결과적으로 VC는 계속 회사가 잘된다고 가정하고 돈을 계속 넣어야 운영수수료를 가져갈 수 있고 이런 구조 때문에 좀비회사들이 양산된다. 창업자들도 이러한 사실을 인지하고 실질적인 목표와 벨류에이션을 받도록 해야하며 필요하다면 투자를 적게 받고 회사를 파는 것이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일일수도 있다. 좀비회사를 피하기 위해서는 안되는 투자는 지분을 팔거나 새로운 경영진을 데려오거나 사업의 방향을 틀어야 한다.

tN 인사이트: 페이팔 창업자 피터 틸(Peter Thiel)은 “벤처캐피탈의 가장 큰 비밀, 최고로 성공적인 투자는 다른 모든 투자를 합친것보다 같거나 크다는 것이다.” 라고 말했다. 이 말은 상위 5%의 투자가 매우 성공적이라는 말도 되지만 90%정도의 투자가 정말 부실하다는 말이기도 하다. VC들이 투자자(리미티드 파트너)들의 돈을 가지고 2%의 운영수수료에만 의존한다면 이는 VC, 창업가, 투자자 모두에게 슬픈일이다. 하지만 너무 단편적으로만 바라 볼 일은 아니다. 가끔은 좀비 같던 회사가 상상 이상의 가치를 인정받거나 팔리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그 만큼 변수와 우여곡절이 많은 것이 실리콘 밸리의 현실이라고 보는 게 더 맞는 듯 하다.

관련기사: TechCrunch

Written by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HP 본사에서 PM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그 전에는 한국 IT 대기업에서 모바일 관련 사업개발 및 미국 스타트업 투자 관련 일을 했으며 이후 UCLA Anderson에서 MBA를 전공했습니다. 관심분야는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 Security, 벤처캐피탈 등입니다.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