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은 지난 목요일 사용자들이 가로와 세로 포맷으로 포스팅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고 밝히면서 포스팅되는 사진이나 비디오 5개 중 1개는 정사각형 포맷을 이용하지 않는다는 통계도 언급했다. 이번 결정은 특히 비디오 컨텐츠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이며 업데이트 적용 후 사진이나 비디오를 업로드할 때 정사각형, 가로/세로 중 사용자가 원하는 포맷으로 업로드 할 수 있게 된다.
tN 인사이트: 전세계 3억명 이상이 사용하는 소셜 미디어 앱이 그들이 가진 가장 큰 특징 중 하나인 ‘정사각형’ 이미지를 버렸다. ‘버렸다’는 표현이 좀 과격해 보이지만 정사각형이 인스타그램에게 단순 사진포맷 이상의 의미였음을 생각해보면 그냥 지나치기 힘든 변화다. 3억명의 사용자 경험이 순식간에 망가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왜?” 라는 질문을 하기 시작했고 몇 가지 생각해 볼 만한 단서를 찾았다.
우선 인스타그램은 가로/세로 포맷으로 포스팅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사진업로드’로 제한했다. 인스타그램 앱으로 촬영하는 사진은 기존과 같이 정사각형으로 업로드 된다는 말이다. 이렇게 되면 눈에 띄는 변화가 몇 가지 일어나는데, 사진이나 비디오가 스마트폰 화면을 가득채우면서 콘텐츠에 더 몰입할 수 있게 되지만 콘텐츠와 코멘트가 한 화면에 노출되지 않고 스크롤해야 보이게 된다. 이는 사진이나 비디오 콘텐츠로 더 많은 것을 말하고 싶은 사람들, 요컨데 브랜드와 같은 기업광고계정에 더 유용하다. 또 다른 하나는 사용자들은 무의식 중에 사진 포맷을 가로/세로인지, 정사각형인지 인지하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이런 인지 결과는 결국 사진이 ‘언제 촬영되었는가’하는 시점과 관련되어 있다. 사진 업로드를 이용한 포스팅에서도 정사각형 포맷이 기본값으로 되어 있어 포맷에 따른 촬영시점이 100% 일치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가로/세로 모드 포맷은 포스팅 당시 촬영한 사진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이는 정사각형 포맷의 사진에서 ‘날것의’ 감정을 더 느낄 확률이 높다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다른 하나는 인스타그램이 기존 트위터나 구글 등과의 수익경쟁보다는 TV와 뉴스, 인쇄물 시장을 더 주목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 주변의 TV, 뉴스, 인쇄물은 모두 세로모드 또는 가로모드다. 인스타그램이 이런 시장에 관심이 있다면 생산되는 콘텐츠가 기존 사용자 경험을 이어받을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 면에서 이번 가로/세로 포맷의 지원은 이제 막 시작된 인스타그램의 수익화 전략과 맞물려 있다고 볼 수 있다.
인스타그램하면 생각나는 특징 이미지들이 몇 가지 있다. (1)정사각형 (2)필터 (3)사진우선. 이 중에서 하나를 버려보자. 인스타그램에는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흥미로운 주제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 또, 가로/세로 포맷 지원 전에도 강제사진 변환을 통해 업로드 해왔던 사용자들(전체의 약 20%인 5천만명 가량)이 이용했던 인스타그램용 사진변환 앱을 만든 제작사들은 어떻게 될까? 스타트업 아이템을 선택할 때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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