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스타트업 (Lean Startup) 책이 2011년에 출간되어 빅히트를 친 후, 린스타트업의 가르침은 많은 기업가들 사이에서 회자되면서 큰 반향을 불어 일으켰다. 실제 린스타트업은 많은 벤처들의 성공에 도움을 주었고, 이에 사람들은 린스타트업이 스타트업을 하는 유일한 방법론이라고 믿게 되었다. 하지만 린스타트업이 언제나 옳은 것은 아니다. 일부 사업 분야 – 특히, 의료나 재무 관련 서비스들 – 에서는 이러한 접근 방식이 틀렸을 뿐 아니라, 때로는 위험할 수도 있다. 예컨대 의료 관련 서비스에서는 MVP (Minimum Viable Product: 최소 존속 가능 제품)의 M (Minimum) 이라는 게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의료 서비스는 성공적이거나 아니거나 양자 택일이다. 그리고 환자 한 명에게 성공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나 환자 수 천 명에게 성공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나 어려운 정도는 마찬가지이다. 일반 서비스에서는 서비스가 별로이거나 다소 좋지 않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라도, 사용자들로부터 피드백을 받아 개선이 가능하고, 그 과정에서 오히려 사용자들은 더 충성도 높은 고객으로 발전될 여지가 있다. 하지만 의료 서비스의 경우, 다소 좋지 않은 서비스는 단순히 고객 한 명이 떠나가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환자를 더 위독하게 만들거나, 오히려 더 많은 치료비를 들게 만들 수도 있다. 의료나 재무 서비스 등에서 전통적인 사업 방식보다 이러한 – 린스타트업 방식을 적용한 – 시도들이 낫다는 점은 분명하지만, 린스타트업의 원칙들을 보다 숙고하여 적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tN 인사이트: 저자의 말대로, 린스타트업이 스타트업의 ‘대세’ 방법론이 된 이 때, 다른 측면에서의 이야기를 한 번 읽어보는 것도 의미가 있으리라는 생각에 이 글을 소개하였다. 분명 린스타트업 방법론이 간편하고, 빠르고, 또 스타트업의 생존과 성공에 유용한 방식임에는 틀림 없지만, 그것이 모든 사업에 다 들어 맞는 ‘만능 툴(tool)’이 아님도 분명하다. 결국은 린스타트업에서 말하고자 하는 철학과 방법론을 잘 이해하고 적용하는 것이 필요한데, 단순히 시장에 내놓을 수 있는 ‘최소 스펙’의 제품이 무엇인가를 고민하기 보다는, 내가 하고자 하는 사업에서 가장 핵심적인 경쟁력과 고객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필수적인 가치 요소가 무엇인지를 판단하고, 이를 어떻게 최적화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준비해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예컨대 왕진 의사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 사업의 핵심은 단순히 의사들의 명단과 신청할 수 있는 플랫폼이 준비 되어 있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과연 사용자들에게 만족스러운 의료 서비스가 제공 될 수 있느냐가 핵심이고, 또 그것이 바로 그 사업의 ‘MVP’ 가 되는 것이 아닐까. 각자 자신이 하는, 혹은 하고자 하는 사업의 본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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