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아마존 물류 센터를 가다 (feat. 버추얼 투어)

독일 아마존은 코로나 사태 이후 온라인 가상 투어를 통해 물류 센터를 구경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독일 아마존의 물류 시스템은 미국 아마존과 거의 비슷하다. 몇 가지 다른 점을 찾아보자면 일주일에 7일, 24시간, 3교대 연중무휴로 운영되는 미국과 달리 독일은 주 6일, 일요일과 공휴일을 제외하고 24시간, 2교대로 운영된다는 사실이다.

필자가 방문한 독일 아마존의 물류 센터 가상 투어는 독일에서 가장 오래된 라이프치히 물류 센터와 라인베르크 물류 센터, 그리고 비교적 최신 운송 로봇이 사용되는 프랑켄과 빈젠의 물류 센터를 실시간으로 연결하여 각 센터의 특별한 점을 보여주었다.

물류 센터별 역할

  • 분류 가능 (sortable) 센터
    • 이 곳은 책, 장남감, 가정용품류를 취급한다. 1,500명의 정직원이 74,000m2 공간에서 아마존 로봇 ‘키바(Kiva)’와 함께 일한다.
    • 독일 전역에 약 3,000대의 로봇이 운행되고 있다. 바닥에는 로봇용 바코드가 부착되어 있으며 바코드를 통해 로봇이 무거운 운송 상자를 직원에게 운반하는 역할을 한다.
    • 아마존은 24개월 이상 근무한 직원에게 로봇 기술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준다. 현재 독일 전역에서 16,000명 이상이 이 교육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있으며, 100여 명의 직원이 로봇 공학 학위를 이수했다.
  • 분류 불가능 (non-sortable) 센터
    • 정원 도구, 야외 장비, 카펫 같은 부피가 큰 물건을 취급한다. 지역별로 차이가 있으나 최대 110,000m2 공간에서 약 1,000명의 정직원이 일한다.
  • 분류 (sortierzenter) 센터
    • 물건을 분류하는 일을 진행하는 곳이다. 물건을 목적지에 맞게 분류하고 트럭에 배포하는 일을 한다.
  • 수령(receive) 센터
    • 수요가 높은 대량의 상품을 별도로 취급하여 효율적이고 빠르게 공급될 수 있도록 한다.
  • 전문 (specialty) 센터
    • 크리스마스 등 시즌별 특수 상품을 취급한다.
  • 유통(Verteil) 센터
    • 배송 직전의 마지막 단계 (last mile)를 담당하는 곳이다.
가상 투어 화면

직원 구성 및 운영 특징

  • 독일 전역의 물류 센터에는 28,000명의 정규 직원이 있다. 직원들은 평균 시간당 총 11.30유로 (한화 약 15,000원)에서 12.70유로 (한화 약 17,000원)의 임금을 받는다.
  • 임금은 12개월 후에 1차, 24개월 후에 2차로 인상이 되며, 24개월 후 직원은 한 달에 평균 2,600유로 (한화 약 350만 원)의 급여를 받는다. 여기에 직원 스톡옵션 및 상여금 등이 추가된다.
  • 그밖에 회사 보조금이 지원되는 연금 프로그램, 무료 생명 및 장애 보험에 가입된다.
  • 모든 직원은 IT 및 로봇 관련 직무 교육을 받을 수 있으며, 직원 당 상한선 약 8,000유로 (한화 약 1,070만 원)까지 교육비로 사용할 수 있다.
  • 코로나 발생 직후인 2020년 초, 새로 문을 연 베를린 쉐네펠트 공항 근교의 물류센터는 코로나로 인한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시간당 최대 25,000개의 소포를 분류한다.
  • 독일 전역에 약 50명 이상의 중증 장애인과 청각장애인 직원이 있다.
  • 아마존은 직접 고객의 집 앞에까지 배송 담당하는 것을 아마존 직영으로 운영할 뿐만 아니라 지역 내 작은 물류 회사들과 협력하여, 아마존 배송 서비스 파트너 (DSP)로 지정하여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파트너 업체가 되기 위해서는 교육과정을 거쳐야 하고, 아마존의 근무요건과 같은 내용으로 노동자를 고용해야 한다.
독일 아마존 물류 센터 내부 전경

여기까지는 사내 홍보 영상에서 쉽게 볼 수 있을 법한 아마존의 아름다운 모습이다. 하지만 외부에서 보는 시선은 어떨까?

물류 센터에 대한 비판과 대응

  • 아마존은 코로나 직후 노동자들에게 마스크 지급을 하지 않고, 안전거리 유지 등의 규정을 지키지 않아 ‘이윤 창출을 노동자들의 건강보다 더 중시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 직업생활 관련 독일 최대 타블로이드지인 Kununu에 따르면 아마존의 물류 직원의 연봉은 24,500유로 (한화 약 3,300만 원)에 불과하다.
  • 특히 CS 담당자의 연봉은 평균 22,700유로 (한화 약 3,000만 원)로 밝혀져, 최저 시급에도 못 미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 노조는 이 때문에 임금 협상을 위해 정기적인 파업을 하고 있으며 블랙 프라이데이, 크리스마스, 부활절 등 특별 시즌에 이와 같은 파업을 실시했다.
단체협약을 위해 부활절 파업을 진행하는 독일 아마존©️DW

테크니들 인사이트

1) 통계 전문 기관 Statista의 2019년 조사에 따르면, 1년에 온라인 쇼핑으로 1인당 상자를 배송받는 개수가 중국이 70개 이상으로 1위, 독일이 평균 24개로 2위를 차지했다.

독일은 온라인 쇼핑에서 아주 구매력이 큰 국가 중 하나이며, 독일에서 잘 자리 잡는다면 주변국까지도 섭렵할 수 있다는 것은 당연한 생각.

따라서 미국 다음으로 아마존 독일이 아마존 영국과 함께 두 번째로 빠른 1998년에 오픈하게 된다. 2021년 1월 1일부로 영국은 더 이상 유럽 연합의 일부가 아니므로 아마존 독일은 더욱 빠른 속도로 성장하게 될 것이다.

이미 독일 내에서도 아마존은 2019년 온라인 리테일러 중 2위와 엄청난 격차로 1위를 차지하였다. 이는 독일 온라인 리테일 마켓의 55%를 차지하는 비율이다.

2) 최근 EU에서는 디지털 시장법을 제안하면서 거대 플랫폼인 페이스북, 구글, 아마존을 겨냥한 법안을 내놓아 플랫폼 기업의 ‘사전 규제’를 예고했다. 

개인 정보 보호를 위한 강한 규제, 플랫폼 사업에 대한 견제뿐 아니라 고용주로서의 아마존을 감시하는 눈길이 미국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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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에서 스타트업들과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독일과 베를린의 과학, 기술, 산업 중 특히 스타트업에 중점을 두고 관찰하며, 기록하기를 계속합니다. 나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사업개발에 진심이며, 기술을 예술적으로 활용하여, 개인의 삶이 좀 더 나아지고 공동체가 지속 가능하기를 꿈꾸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