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와 앨러간 1600억 달러에 합병. 세계 최대 제약사 탄생

미국의 대형 제약사 화이자 (Pfizer)와 아일랜드의 앨러간 (Allergan)이 최대 1천 600억 달러 (한화 약 185조원)에 합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헬스케어, 제약 분야 인수 합병 역사상 최대 규모이다. 합병 후 화이자-앨러간의 시가총액은 3천 2백 10억 달러로 2천 8백 30억 달러의 존슨앤존슨을 제치고 세계 최대 제약회사로 거듭나게 되었다. 이번 딜을 통해 화이자는 매출 신장을 꾀할 수 있게 되었고, 앨러간은 세계시장으로 자사 주력품인 보톡스의 판로를 개척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화이자가 매출이 더 큼에도 불구하고 덩치가 작은 앨러간에 인수되는 형태가 되었는데, 이는 앨러간 본사가 있는 아일랜드 더블린의 법인세율이 미국 법인세율에 비해 낮기 때문이다.  화이자는 이번 합병을 통하여 현재 27% 정도인 법인세율을 17%~18% 정도로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Pfizer_Allergan

tN 인사이트: 화이자는 지속적으로 미국의 법인세율이 높아 외국 회사들과의 경쟁에서 불리하다고 불평해 왔으며, 세율을 낮추기 위해 2014년에는 영국의 아스트라제네카 인수를 시도하기도 했다. 합병 소식이 발표되자 미국의 높은 법인 세율로 미국 기업들이 경쟁력을 잃어가며 세율을 낮추기 위해 본사를 외국으로 이전하는 편법에 대한 논란이 재점화되었다. 일명 ‘세금 도치(tax inversion)’로 불리는 이러한 수법을 막기 위한 법안을 미 의회가 최근 마련했으나, 아일랜드 더블린의 앨러간이 미국 뉴욕의 화이자를 인수하는 형식을 취하여 법망을 교묘히 피해갔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금 도치의 규모가 너무 커서 미국 규제 당국이 이번 인수 건을 승인하는데 심사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워싱턴의 애널리스트들은 전망하고 있다. 이와는 별개로, 제약회사들이 경쟁사와의 인수 합병을 통해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는 것이 소비자에게 꼭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점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경쟁이 사라지면 환자의 선택권은 줄어들고 약값은 오르기 때문이다.

관련 기사: Wall Street Journal, LA 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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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샌디에고의 바이오테크 스타트업 NanoCellect Biomedical의 co-founder이자 CTO 입니다. 생명과학과 IT를 결합한 제품들, 특히 인류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기여할 수 있는 혁신적인 생명공학기술 및 메디컬 디바이스에 관심이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