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프로 바둑 기사를 이기다

구글이 인수한 인공지능 회사 DeepMind가 개발한 인공지능 프로그램(AlphaGo)이 프로 바둑 기사를 상대로 바둑을 두어 5전 전승을 거두었다. 인공지능 프로그램이 프로 바둑 기사를 이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tN 인사이트: 인공지능은 지난 수십 년간 발전을 거듭해왔다. 1997년 IBM Deep Blue가 체스 챔피언 게리 카스파로프(Garry Kasparov)를 상대로 체스 게임에서 승리하였고, 2011년 IBM Watson이 미국 유명 퀴즈쇼인 Jeopardy에서 다른 인간 참가자를 제치고 우승하였다. 2016년, 한동안은 힘들 것으로 여겨졌던 프로 기사와의 바둑에서 인공지능 프로그램이 승리했다. 체스와 달리 바둑은 경우의 수가 어마하게 많다. 인공지능으로 사람을 이기기란 힘들다고 여겨졌고, 그만큼 많은 인공지능 연구자에게 큰 도전 과제였다. 기존에 가장 뛰어난 인공지능 프로그램은 아마추어 기사 수준으로, 다양한 경우의 수를 상상해보고 이 중 가장 승리 가능성이 큰 수를 두는 방식을 사용해왔다. 워낙 경우의 수가 많다 보니 가능성 큰 수들을 우선하여 고려할 필요가 있는데, DeepMind는 딥러닝(deep learning)을 이용하여 이 문제를 해결하였다. 또한, 수 읽기에도 딥러닝을 적용하여 큰 성능 향상을 이루었다. DeepMind가 개발한 AlphaGo는 기보와 전문가의 지도로 학습한 후, 스스로와 대전을 통해 성장하고, 실전에서는 다양한 수를 예측하여 대응한다. 바둑을 배우는 과정과 두는 모습이 사람과 비슷하다는 사실이 무척 흥미롭다. 올해 3월, 세계 최고 프로 바둑 기사 이세돌 9단과 세기의 대결이 예고되어 있다. 논문에 따르면 AlphaGo는 프로기사 2단 수준으로 아직은 이세돌 9단에게 승리하기 쉽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인공지능 프로그램이 달성한 프로 기사 수준은 보통 사람도 이루기 힘든 것으로, 인공지능 역사에 큰 이정표로 남을 것이다.

관련 기사 & 이미지 출처: Na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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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퍼드 항공우주공학과 박사과정에 재학중입니다. 카이스트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하였고 네오위즈, 구글, 오라클 등에서 일한 경험이 있습니다. 현재는 인공지능과 무인기 관련한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일과 연구 경험을 살려 관련 분야 소식을 전하는 데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