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회장의 소프트뱅크가 영국의 마이크로 프로세서 디자인 회사인 ARM Holdings(이하 ARM)를 $32 billion (약 35조원)에 전액 현금으로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소프트뱅크가 인수 제안을 한 지 2주만에 결정된 일이다. ARM Holdings의 기술은 전 세계 스마트폰의 95%에서 사용되고 있다. ARM의 주가 상승률은 지난 한 달간 애플을 초과했으며, 특히 브렉싯(Brexit) 이후로 가파르게 올랐다. ARM은 전 세계에서 4천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으며 이 중 1600명이 영국에 있는데, 인수 후에도 지금의 독립성을 유지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소프트뱅크는 그동안 알리바바 지분과 수퍼셀 지분을 전액 매각하는 등의 방법으로 $17 billion의 현금을 확보해 왔다. ARM의 주가는 발표 후 42% 뛰었으며, 일본 주식 시장은 개장 전이다.
[insight]ARM은 7년 전부터 관심 있게 지켜보았는데, 데스크탑에서 모바일로 넘어가는 시기에 가장 큰 수혜를 본 회사 중 하나이다. 생산 설비 전혀 없이 기술만 라이센싱하는 방법으로 26년간 정상의 위치를 놓치지 않고 기술적 우위를 점해왔다는 사실이 놀랍다. 프로세서 시장의 전통 강자인 인텔은 퀄컴과 ARM이 차지한 모바일 프로세서 시장에서도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아톰(Atom)이라는 프로세서를 출시하고 수년에 걸쳐 막대한 투자를 해왔으나 결국 10 billion (11조원)이라는 커다란 손실을 안고 지난 5월 12,000명의 직원을 해고하는 것으로 마감했다. 한편, 이번 소프트뱅크의 인수가 마무리되면 주 고객인 아시아(특히 중국)의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기피하는 움직임을 보이지 않을까 우려하는 의견이 있으나 26년간 무형자산으로만 쌓아올린 생태계가 워낙 강력해서 그런 일은 쉽게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게 내 생각이다. 또한 일본 회사가 영국인들의 자부심이 모인 회사를 샀다는 것에서 오는 반발이 있을 수도 있지만, 손정의 회장의 장기적인 투자, 소프트뱅크의 또 다른 회사인 스프린트, 보다폰의 지원이 잘 맞물린다면 부정적 반응을 잘 막아낼 수 있지 않을까.[/insig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