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비스(Jarvis)는 영화 <아이언맨>에 나오는 인공지능 비서의 이름이다. 페이스북 CEO인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는 그가 만든 인공지능 비서 ‘자비스’를 공개하며 연초 공개했던 인공지능 개인비서를 만들겠다는 약속을 지켰다. 아래는 그가 자비스를 개발하며 사용했던 기술의 개략적 구조다. 페이스북 메신저와 아이폰의 음성인식 라이브러리를 사용했고 얼굴인식, 자연어처리 등이 포함됐으며 전등, 카메라, 토스트기와 스포티파이 등의 연동이 사용됐다. 마크 저커버그는 이 자비스 개발에 100시간 정도가 소요됐다고 말했다. 굉장히 짧은 시간 같지만 하루 2시간 코딩한다고 가정했을 때 50일 정도 걸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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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3개의 영상은 마크 저커버그가 집에서 자비스를 사용하는 장면을 영상으로 제작하여 공개한 것이다. 제일 처음 영상이 가장 먼저 공개되었고 연이어 그의 아내 프리실라 첸이 겪은 자비스의 모습을 담은 영상, 음성비서 자비스 스스로의 시선에서 본 영상이 차례로 공개됐다. 자비스의 목소리는 모건 프리먼(MORGAN FREEMAN)이 녹음했다. 첫번째 영상에선 훌륭하게 동작하는 듯 보였던 자비스가 두번째 프리실라 첸의 인터뷰가 포함된 영상에선 한사람의 목소리만 인식하도록 코딩되어 있어 마크 저커버그가 소파에 앉아 급히 수정하는 장면이나, 자비스가 실수를 연발하는 장면이 포함돼 재미를 더한다.
영상 #1 마크 저커버그의 시선
영상 #2 그의 아내인 프리실라 첸(Priscilla Chan)의 시선
영상 #3 인공지능 비서 자비스의 시선
[insight]마크 저커버그와 프리실라 첸의 시선이 담긴 각각의 영상을 보며 마치 신기술을 대하는 개발자와 대중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흥미로웠다. 신나고 뿌듯해하는 마크 저커버그와 다르게 프리실라 첸은 기술 자체엔 큰 관심이 없고 마치 “당연한 이렇게 되는 것 아니야?” 하는 표정으로 자비스를 대한다. 부엌의 온도를 올리려 하지만 자비스가 제대로 동작하지 않자 곧 시큰둥해진 모습도 재밌다. 필자도 박수 소리로 TV를 끄고, 스마트폰으로 적외선 센서를 이용해 에어컨을 조절하며 텔레그램으로 원하는 시키는 일을 하도록 개발한 것을 가족과 주변에 보여준 적이 있었다. 잠깐은 관심을 보이지만 늘 구현된 그 이상의 것을 원했다. 이를테면 TV소리는? 채널은 어떻게 바꿔? 같이 리모콘 본래의 기능을 말이다. 마크와 첸의 두 영상은 대중화가 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잘 보여주는 대목이었다는 생각을 했다.
사실 그는 자비스를 개발할 때 이미 잘 패키징된 라이브러리를 가져다 사용했을 것이다. 그의 노력을 평가절하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얼굴인식, 음성인식, 문자스피치 등 인공지능으로 통칭되는 많은 분야에서 큰 진보와 진전이 있었다는 말이다. 이 영상을 한 번 보자. 이제는 몇 만 원짜리 라즈베리파이 보드와 몇 가지 센서, 그리고 인공지능 서비스를 제공하는 API만 구현하면 누구라도 이런 로봇을 만들 수 있다.
마크 저커버그는 자비스 개발을 통해 홈 오토메이션과 페이스북 내부 기술에 대해 배울 수 있어서 흥미로웠다고 언급했다. 스스로 그가 생각하는 비전을 경험하고 개밥먹기를 해본 것이다. 하루 뒤인 21일에는 그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COO인 셰릴 샌드버그(Sheryl Sandberg)과 2017년 새해 전망에 대해 20여 분간 자유롭게 대화하는 모습을 라이브로 공개하기도 했다. 이런 CEO를 가진 회사를, 회장님 모시기에 바쁜 회사들이 과연 이길 수 있을까.
그가 자비스 개발 소회를 적으며 했던 말이 머릿속을 맴돈다.
“In a way, AI is both closer and farther off than we imagine.”
“어떤 의미에서 인공지능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가깝고도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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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Fac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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