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냅챗이 드디어 전용 캠코더 안경 “스펙터클스(Spectacles)“의 온라인 판매를 시작했다. 이 안경은 작년 11월부터 LA, 그랜드 캐년, 오클라호마 등 지역을 옮겨다니며 게릴라식 팝업 판매를 하다 뉴욕 5번가에 자판기를 설치하였으며, 개시 첫날 18시간을 줄서서 구매하는 등 인기를 끌었다. 안경을 쓰고 다니다가 버튼을 누르면 10~30초간 눈앞에 보이는 광경이 촬영되고 이를 스냅챗에서 공유하는 컨셉으로, 개당 $129.99에 판매되고 있다. 오는 3월 IPO를 앞둔 스냅챗의 시기적절한 PR 소재이며, 새로운 형태의 웨어러블 시장을 열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필자가 재학중인 Kellogg MBA 선배가 마침 이 안경을 구해 (Thanks to Ilhwan Jo) 잠시 체험해본 소감을 공유하고자 한다.
디자인, 색상, 소재, 마감 등 전반적인 만듦새에 상당한 신경을 쓴 듯 하다. 위 안경집은 충전 스테이션 역할도 하여, 저렇게 거치해놓은 상태에서 충전이 되고 아래 케이블을 안경집에 연결할 수 있다. 촬영할때는 안경 오른쪽 위에 버튼을 누르면 10초간 촬영 가능하며, 촬영중에는 눈 왼쪽 위에 작은 램프가 점멸하여 촬영 시간을 알 수 있다. 충전 연결 단자는 맥북과 마찬가지로 자석 방식으로 되어 있어 편리하게 연결 및 탈착이 가능하다.
촬영한 동영상은 스냅챗 앱으로만 휴대폰과 동기화할 수 있으며, 스냅챗 앱과의 연결이 상당히 편리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설정에 들어가 와이파이 또는 블루투스 연결을 설정하는 것이 아니라, 앱에서 아래 화면을 띄우고 안경을 쓰고 바라보기만 하면 안경과 앱의 초기 설정이 마무리된다.
실제 동영상 촬영 결과는 아래와 같다. 화질이 별로 좋지 않으나, HD 설정이 가능하며 바로 공유하고 지워지는 스냅챗 특성상 화질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을 것 같다. PC에서 보면 동그란 앵글로 보이나 스냅챗 앱으로 보면 가로와 세로로 회전이 자유로운 것이 특징이다. (세로로 보다가 휴대폰을 기울여 90도에 가까워지면 가로화면으로 변하는 것이 아니라, 휴대폰을 기울여도 영상 재생이 계속된다.)
카메라가 달려있는 안경/선글라스는 구글 글래스를 포함하여 이미 시중에 많이 나와있으나 대부분 쓰고 다니기 매우 부담스러운 디자인인데 반해, 스냅챗의 제품은 비교적 젊은 층이 무리 없이 쓰고 다닐 수 있게 디자인되었고, 스냅챗의 특성과 맞물려 길에서 그때그때 촬영해도 크게 이상해보이지 않기 때문에 충분히 대중적으로 보급될만 한 것 같다. 다만 공통적으로 사용자들이 지적하는 이슈는, 촬영 시 중심을 맞추기가 꽤 힘들다는 것이다. 내가 찍고 싶은 물체를 바라보고 찍으면 영상이 그를 중심으로 찍히지 않고 해당 물체가 왼쪽 아래에 위치하는 경우가 많다. 스냅챗 용도가 아니라 고프로 등 액션 카메라를 대체하는 용도로 쓰기에는 촬영 지속 시간과 화질이 아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냅챗으로 영상을 찍고 공유하기에 휴대폰보다 훨씬 편리한 것이 사실이므로 스냅챗 헤비 유저라면 충분히 구매해볼만 하다.
안경 형태의 웨어러블은 카메라 용도 뿐 아니라 AR과의 결합이 가능하므로 어떤 형태로든 선점해두면 이후 다양한 사업으로의 확장이 가능하다. 스냅챗의 스펙터클스는 여태까지 나온 안경 웨어러블 중 가장 대중적인 디자인과 사용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간단한 컨셉임에도 스냅챗의 방대한 사용자 기반을 등에 업고 경쟁에서 가장 앞서나갈 가능성이 있다. 개인적으로 여전히 스냅챗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으나, 이렇게 궁합이 잘 맞는 제품을 만들어내고 효과적으로 마케팅하는 것을 보면 IPO 이후의 행보도 여전히 기대되는 회사로 지켜보게될 것 같다.
[reference] TechCrunch [/refere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