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가 오는 4월부터 프로그램에 대한 시청자 별점방식을 변경한다고 밝혔다. 기존 ” 별 다섯개” rating 방식에서 “좋아요/싫어요 (thumbs up/down)” 식의 이분법적인 의사표현으로 바꾸겠다는 것인데, 발표 이틀만에 시청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우선 넷플릭스의 입장은 다음과 같다. (출처: The Verge 인터뷰)
- 별점 방식은 “구시대적”으로 느껴짐
- 방대한 컨텐츠 속에서 시청자 호불호를 가리기 위한 새로운 방식이 필요
- 신규 가입자를 대상으로 A/B 테스팅한 결과, 시청자 평가 참여 횟수가 200% 증가
- 별점방식과 up/down 방식 사이에는 내재적인 차이 존재: 별점 – 타인을 위한 평점 vs. up/down – 호불호 표현을 통한 서비스 경험의 개인화
하지만 여러가지 이유로 시청자들은 이에 반발하고 있다. (출처: 뉴욕포스트, 관련 Reddit)
- “평점 3.5점과 4.5점 사이에는 큰 간극이 있다. 그런데 넷플릭스는 이 구분을 없애려고 한다.”
- “[새 시스템 도입 시] 새로운 발견의 여지가 적어진다. 이는 Facebook의 Social Bubble* 과 같은 현상을 야기할 것이다.”
* 사용자의 좋아요/싫어요 입력 결과에 따라 개인의 구미에 맞는 정보만 접하게 되는 현상. 궁극적으로 사용자의 편향된 사고를 공고히 하는데 알고리즘이 기여한다는 비판을 받음
여기서 기업과 시청자 간 평가방식을 대하는 시선의 차이를 알 수 있다. 넷플릭스는 개별 시청자 반응 데이터 수집을 주 목적으로 하는 반면, 시청자들은 이를 컨텐츠 퀄리티에 대한 판단 공유라는 시청자 간 커뮤니케이션 도구로 바라보는 듯 하다. 기존에 좋아요/싫어요 방식으로 위 두 가지 목적을 모두 달성한 경우가 있다. Youtube는 이미 2010년 별점방식을 폐지하고 좋아요/싫어요 방식으로 변경했는데 여기에 호불호 표시 옆에 각 투표 횟수를 표시했다. (Youtube의 경우는 별점 분포 분석 결과 비디오 대다수가 1점 혹은 5점을 기록한다는 사실을 발견함에따라 방식 변경)
이 논란과 별개로 별점방식 변경이 세간의 주목을 끌고 있는 이유가 하나 더 있다. 넷플릭스가 갑자기 별점방식 변경 발표를 한 시점이 자사 메인 코미디 쇼 중 하나인 Amy Schumer의 The Leather Special이라는 쇼가 별점테러를 당한 시점이 맞물린다는 점이다.
쇼의 재미 여부를 떠나 정치적 이유로 별점테러를 당한 것으로 추측되고 있는데 (Amy Schumer의 트럼프 및 지지자 비하 발언에 극우성향 시청자들이 조직적으로 별점테러를 강행한 것), 자사가 높은 비용을 들여 만든 쇼들이 희생양이 되는 것을 막기위한 의도가 전혀 없다고 보기는 쉽지 않다.
그럼에도 이번 결정이 개인화를 위한 넷플릭스의 지속적 노력의 일환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Rating system 변경 외에도 사용자 취향정보 확보를 위해 매칭 확률 (percent matching)이란 것을 함께 도입한다고 밝혔다. 쇼 프로그램 제목 아래 “당신이 이 프로를 좋아할 확률“을 보여준다는 컨셉이다. 매칭률이 50% 이상인 경우에만 표시할 예정이다. 재밌는 것은 매칭 확률이 단순히 나만의 취향 분석 결과가 아닌, 전 세계에서 나와 취향이 비슷한 사람들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인데, 실제 그 숫자가 얼마나 유효한지는 4월 이후 각자 판단해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