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의 ‘클린 테크 (Clean Tech)’ 스타트업인 오비탈 시스템즈 (Orbital Systems) 가 지난 주 1천 5백만 파운드 (한화 약 220억원)의 시리즈 B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미 항공 우주국 (NASA)과 공동으로 샤워를 할 때 사용되는 물과 에너지의 양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재정화 (re-purification) 기술을 개발하였으며 상업용, 가정용 모델들이 현재 시판중이다.
위의 영상에서 잘 나와 있듯이, 이 회사의 샤워기인 ‘OAS’ 시스템은 마이크로/나노 필터를 통해 박테리아나 바이러스까지 필터링이 가능하며, 만일 물이 너무 오염되어있으면 아예 재사용을 하지않고 폐기해 버린다고 한다. 회사의 발표 자료에 의하면, 일반인이15분간 샤워를 할 경우, 평균적으로 150 리터의 물이 사용되는데, OAS 샤워기는 그 중 대부분을 필터링하여 재 사용하고, 단 5리터의 물만 새로 끌어오므로 96% 이상의 물 사용량 및 에너지 사용량 (미지근 한 물을 데워서 샤워하므로 에너지를 덜 사용 하므로)을 매 샤워때마다 절약할 수 있어 소비자에게 경제적으로 이익이며, 동시에 수자원 보호라는 거시적인 측면에서도 바람직 해 보인다.
이 쯤 되면 필터와 샤워기의 가격이 궁금한데, 이 회사의 홈페이지에 의하면 가정용 OAS 샤워기의 가격은 대당 $3,599 (약 400 만원) 정도로 ‘저렴하다’고 할 수는 없다. 게다가 평균 3개월마다 필터를 갈아주어야 하니 그 비용까지 고려해야 할 것이다.
헌데, 위의 가정대로 매 샤워때마다 90% 이상의 물을 재사용하고, 온수를 데우는데 가스나 전기를 덜 쓰게 된다면 얼마를 아끼게 될 수 있을까? 소비자로서, 언제쯤 400만원에 대한 ‘본전을 뽑을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을 하게 된다. 이 회사는 홈페이지에서 이에 대해 간단히 시뮬레이션 할 수 있게 해놓았다. 물 부족으로 물값이 꽤 비싼 미국 San Francisco에서 4인 가족이 하루에 한 번씩 샤워를 한다고 가정해보자. 샤워 시간은 15분이라고 가정하고 물 온도는 섭씨 38도 정도로 데운다고 가정했을 때, 1년에 약 $4105 를 아낄 수 있다고 한다. 즉 1년만 사용하면 손익 분기점은 넘길 수 있다는 말이다. 샤워기를 구매할 때 함께 제공되는 앱을 스마트폰에 설치하면, 매번 샤워할 때마다 얼마나 많은 에너지와 물을 절약했는지 통계를 보여주니 확인이 어렵지는 않을 것 같다. 이 계산이 정확히 맞는 것인지는 직접 설치하여 사용해보기 전까지는 알 수 없겠으나, 기술력에 대한 이 회사의 자신감을 엿볼 수 있다. 또한, 고객이 궁금해 하는 점과 고객이 구매를 망설이게 되는 요인을 정확히 짚어내어 실제 구매로 이어질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도 흥미롭다.
이러한 클린테크 스타트업들은 초기에는 환경 보호, 지속 가능한 발전과 같은 좋은 취지에 공감을 받지만, 결국 비즈니스 모델을 제대로 발굴하지 못해 실패하곤 하는데, 일단 샤워기 및 세탁기와 같은 가정용, 상업용 어플리케이션은 잘 찾은 듯 보인다. 그리고 NASA와 공동으로 개발하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물이 부족하고 에너지 사용량 또한 제한된 우주 개발 사업에서도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미 고려했을 것으로 예상은 되는데, 상업용 크루즈나 군사용 함정, 잠수함 같은 곳에서도 매우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reference] TechCrunch [/refere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