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 Insight에 따르면, 최근 페이스북은 메시지 작성자의 타이핑 속도, 키보드를 누르는 강도, 움직임이나 위치 등을 종합적으로 파악해 어떤 감정 상태에서 메시지를 작성했는지 예측하는 기술에 대해 특허를 받았다. 특허의 영문 제목은 <Augmenting Text Messages With Emotion Information> 인데 우리말로 하자면 <감정 정보를 통해 텍스트 메시지를 보강하는 방법> 정도가 될 수 있다. 이 특허의 주요 내용은 키보드, 마우스, 터치패드, 터치스크린 등 다양한 입력 장치에서 텍스트 작성자의 감정 정보를 자동으로 수집하는 시스템, 방법, 기기 등에 관한 것이다. 메시지에 감정을 담기 위해 글자 모양이나 크기, 간격이 바뀔 수 있고, 다른 서식 도구가 사용될 수도 있다.
사실 텍스트로만 메시지를 주고 받다 보면 보낸 사람과 받는 사람 사이에 뜻하지 않은 오해가 생길 수 있다. 가령 어떤 사람이 친구에게 좋은 감정을 담아 텍스트를 보냈는데, 다른 커뮤니케이션 정보 없이 오로지 텍스트만 읽게 되는 친구 입장에서는 자칫 다른 식으로 메시지를 해석할 수 있다. 또한 보낸 사람이 의도한 어떤 문맥적인 상황이 받는 사람에게 제대로 전달 되지 않을 때도 있다. 그래서 우리는 보통 각종 이모티콘이나 스티커를 써서 놀라움, 즐거움, 슬픔 등의 감정을 표현한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이모티콘이나 스티커의 종류가 갈수록 많아진다는 것이다. 메시지 작성자 입장에서 또 하나의 불편함이 생기는 것이다. (Emojipedia에는 수많은 페이스북 이모지 디자인이 정리되어 있다)
더 다정한 대화, 더 즐거운 대화, 더 오해 없는 대화를 위해 메시징 서비스에서 대화 당사자 간의 투명한 감정 교류는 중요한 요소다. 그래서 국내외 각종 메시징 서비스들은 앞다투어 자신들만의 개성을 담은 이모티콘이나 스티커, 애니메이션 등을 만들어 무료 혹은 유료로 제공한다. 애플도 작년 iOS10 업데이트에서 역동적인 애니메이션과 이모지 기능을 선보였으며, 텍스트를 입력하면 자동으로 관련된 이모지를 추천해주는 기능을 추가했다. 최근 WWDC 2017에서는 iCloud를 통해 iMessage가 모든 기기에서 동기화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런 시장 상황에서 페이스북의 특허는 텍스트 메시지 작성자가 자신의 감정을 정확하고 편리하게 표현할 방법을 메시징 서비스가 선제적으로 제안해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사용자가 일일이 이모지를 찾는 불편함을 줄이고, 페이스북 친구와 더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게 해준다. 감정을 풍부하게 표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보다 정확하고 신속하게 사용자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도 중요해지는 시점이다.
물론 페이스북이 내 감정까지도 수집하게 된다는 점에서 뭔가 찜찜한 구석이 남는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페이스북의 이번 특허가 그렇게 새로운 것은 아니다. 코넬대학교 학생 3명이 Keymochi 라는 이름의 키보드를 연구하고 있는데 페이스북의 특허와 닮은 구석이 많다. 방글라데시의 이슬라믹 공대 학생들도 비슷한 연구를 했다.
페이스북 특허 소식과 관련해 좀 더 학술적인 자료를 원하시는 분은 MIT 미디어랩의 Affective Computing Group 홈페이지를 둘러봐도 좋을 것 같다. 반대로 가볍고 재미있는 소식을 원하시는 분은 GQ코리아의 <귀요미가 세상을 지배한다>라는 기사를 쓱 한번 읽어봐도 좋을 것 같다.
관련 기사 및 이미지 출처: [CB Insig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