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지난 12일 새로운 본사 캠퍼스 애플 파크에서 10주년 기념 아이폰(아이폰X)을 비롯한 다양한 신제품을 선보였다. 스티브 잡스의 육성으로 시작한 이번 키노트에서는 아이폰 X, 아이폰 8, 아이와치 3, 애플티비 4K 및 iOS11, watchOS 4를 공개했으며, 특히 아이폰 X는 홈버튼을 없앤 전면 스크린과 얼굴인식 기술을 이용한 Face ID, OLED 디스플레이 등 새로운 기능들이 추가되었다.
*아래는 테크니들 필진의 의견입니다.
박동진: 많은 소비자와 미디어들은 애플이 과거 아이폰, 아이패드 등을 출시했을 때처럼 세상에 존재하지 않던 제품을 내놓기를 기대한다. 때문에 이번에 발표된 Face ID, AR 등은 기존의 경쟁 스마트폰들이 보여주지 못했던 수준의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제품 시연대로라면), 여기저기서 실망 섞인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이 실망감은 애초에 우리가 갖고 있는 기대치와 애플의 비즈니스 지향점이 다르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이미 전세계 약 7억명의 아이폰 유저를 보유하고 있는 애플은 안드로이드폰 사용자들을 iOS로 유인하기 위해 애쓸 필요가 없다. 그것보다는 기존 아이폰 유저들을 애플의 iOS 생태계안에 잘 유지하고 고객 로열티를 높여 재구매를 유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런 관점에서 이번 아이폰 8이나 아이폰 X은 그 목표를 상회한 혁신이었다고 생각한다.
김건우: 하드웨어에선 이미 우리에게 익숙한 용어들이 많아서 전혀 새롭지는 않았습니다. 애플도 이젠 스펙을 소개할 때 ‘애플 내에서 최초‘라는 말을 많이 쓰기 시작하네요, 하지만 애플 제품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융합을 무기로 같은 하드웨어를 가지고도 다른 폰들 과는 뭔가 다른 게 있을 거 같다는 기대감이 항상 컸는데, 역시 이번 아이폰으로 보여준 증강 현실이나 3차원 스캔, 3D 애니모지 등은 기대에 부응한 것 같네요. 하이테크 관련 부품 수급 문제는 앞으로도 계속 애플의 큰 고민거리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임재완: 저는 소비자 관점에서 생각해 봤습니다. 아이폰X, 갤럭시노트8 그리고 V30. 모두 훌륭한 제품들입니다. 그러나 소비자 입장에서 하드웨어간 차별점은 희미해지고 있습니다. 가격도 비슷비슷합니다. 그래서 앞으로 중요해지는 건 소프트웨어라는 생각입니다. 소프트웨어가 중요하다는 건 예전부터 나온 말이지만, 갈수록 더 중요한 이슈가 될 것입니다. 특히 소비자가 얼마나 편리하고 유익하고 안전하게 폰을 쓸 수 있도록 해주는지가 중요할 것 같습니다. 이목을 끄는 신기한 기능은 이제 질립니다. 애니모티콘 같은 기능이 그렇습니다. 페이스 ID도 새로운 인증 방법이지만 매번 얼굴을 비춰줘야 하니 불편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정준우: 아이폰 유저들은 가격에 민감하지 않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이번 iPhone X는 최고의 스마트폰을 원하는 소비자들 그리고 그에 걸맞은 Status Symbol 을 원하는 많은 이들의 지갑을 가볍게 할 것이다.
이진아: 드디어 Apple Watch가 제 몫을 할 때가 왔다. Cellular 탑재를 통해 watch는 독립적 audio device로, iPhone은 명실상부 screen device로 따로 또 같이 일상의 온 활동과 함께할 것이다. 특히 본인처럼 의식적으로 screen time을 줄이고 오디오 컨텐츠를 가까이 하려는 경우라면.
또한 이번 키노트는 협업으로 판을 만들줄 아는 애플의 강점을 잘 보여줬다. 게임사와 AR의 활용도를 한 수준 끌어올린 예시를 구현하고, X출시 전 Mint와 같은 3rd party app에 Face ID를 도입하였다.
마지막으로, 여러 명의 발표자 형식은 좀 낯설었지만 1 female, 1 minority라는 speaker 안배(?)에 일단의 한표를 주겠다. 내년에는 더욱 diverse해지기 바라며.
박광빈: 아이폰 X의 Face ID, ARkit, CoreML과 같은 기능들이 어떻게 그 작은 기기에서 잘 작동할수 있는지 참 애플의 기술력이 놀랍고 빨리 경험해보고 싶다. 인공지능 기술을 위한 뉴럴 네트워크 전용 칩이 담긴 첫 아이폰이 사람들의 손 속에서 어떤 새로운 경험들을 만들어낼지 궁금하다. 그리고 Face ID를 해킹하는 첫번째 사람이 언제 나올지도 궁금하다.
조성환: 전반적인 웰니스 웨어러블 기기들의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에 공개된 애플워치3는 본격적으로 심혈관 질환을 감지할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되었다고 한다. 스마트 워치의 킬러 애플리케이션 (killer application)을 헬스케어쪽으로 확고히 정한 것으로 보이는데, 시장의 반응이 어떨지 궁금하다.
이용규: 아이폰 8과 아이폰 X의 동시 발매로 인해 자기잠식효과(cannibalization effect)로 어느 한 쪽의 수입이 기대에 못미칠 가능성도 보인다. 양자의 기본 기능이 유사하기 때문에 보수적인 성향의 소비자들은 아이폰 8, 개방적인 성향의 소비자들은 아이폰 X로 쏠릴 것 같다. 그리고 아이폰 X는 베젤과 M자 화면을 만들게 한 상부 노치(현재 동영상 등을 볼때 가려서 답답할 것 같다는 의견이 다수)로 인해 하드웨어 디자인면에서 삼성 갤럭시보다 좋아 보이지 않는다. 다만, 우월한 UI와 처음 탑재된 AI 칩이 얼마나 이를 상쇄할지가 관건일 것으로 보인다.
신영섭: 언제나 그렇듯 많은 기대와 실망이 교차하는 키노트였으나, 어쨌든 애플은 스마트폰 역사상 최고가를 (큰 저항 없이) 찍었고 애니모지로 미디어의 주목을 끄는데 성공했으며 아이폰 다음 번호를 붙일 만한 하드웨어/소프트웨어의 진보를 이루어냈으니, 아이폰은 여전히 많이 팔릴 것이고 애플의 마켓 리더십은 당분간 위협받지 않을 것이다.
조성문: 앞으로 송중기가 내 폰을 열 수 있게 되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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