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퀘어가 소수의 테스터를 대상으로 앱에서 비트코인을 사고 팔 수 있는 테스트를 진행 중으로 알려졌다. 베타버전에 접근할 수 있는 테스터는 스퀘어 캐시(Square Cash) 앱의 캐시 카드(Cash Card) 페이지에서 비트코인 기능을 사용할 수 있고, 구매 및 판매 버튼, 잔액 등을 확인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비트코인 지갑 주소도 생성할 수 있는데, 실제 잔액이 표시되지 않거나 잔액이 다르게 나오는 등 아직 테스트 용도로만 사용할 수 있다. 현재 스퀘어 캐시는 비트코인을 보내고 받는 과정보다 사고파는 과정에 중점을 두고 개발하고 있는 모습이다. 비트코인을 받을 주소는 생성할 수 있는데, 보내는 버튼이 없어 송금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아직 수수료 구조가 어떻게 설계될 것인지, 매수와 매도 한도가 있는지 등에 대해서도 명확하지 않다.
스퀘어의 CEO인 잭 도시(Jack Dorsey)는 암호화폐와 블록체인의 장점에 대해 공개적으로 이야기한 바 있지만, 스퀘어가 앱에 암호화폐 거래 기능을 구현하고 있다는 내용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언급한 적이 없다. 테크 크런치가 스퀘어에 공식적으로 문의한 결과, 스퀘어는 “항상 고객의 의견에 귀 기울이고 있으며, 고객이 캐시 앱을 사용해 비트코인을 구매하고자 하는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암호화폐는 글로벌 금융 시스템에 참여하고자 하는 개인의 능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스퀘어는 이미 2014년부터 비트코인을 하나의 지급 방식으로 인정했다. 잭 도시 역시 비트코인의 잠재성과 블록체인 기술의 활용성에 대해 많은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기술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한, 비트코인은 현재 통화 수단이라기보다는 금과 같은 투자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생각하며, 디지털 통화로는 아직 많은 잠재력을 볼 수 없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하지만, 잭 도시는 암호화폐와 관련 기술은 향후 스퀘어가 진행할 사업에 그 어떤 것보다 크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잭 도시의 영향이겠지만 암호화폐에 대한 각종 논쟁을 떠나 고객의 요구가 많아지면 이에 따라 빠르게 대응겠다는 스퀘어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암호화폐를 당장 상업적으로 활용하지 않더라도 암호화폐의 기반 기술인 블록체인에 관한 연구와 개발을 진행하면서 스퀘어가 얻는 기술적 이익도 상당할 전망이다.
스퀘어의 시도는 비트코인을 비롯한 이더리움, 리플 등 다양한 암호화폐가 암호화폐 거래소가 아닌 결제 플랫폼을 통해 매매를 비롯해 지급, 송금의 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특히, 스퀘어의 시도는 페이팔(Paypal)을 비롯해 인도의 Paytm, 애플 페이 등 간편 결제, 송금을 비즈니스 모델로 삼고 있는 기업들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다만, 수백개가 넘는 다양한 암호화폐가 모두 통용되기 어렵고, 가격 변동 폭이 큰 상황이기 때문에 암호화폐가 대중적으로 사용되기까지는 당분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알리바바, 라쿠텐 등 여러 IT기업은 블록체인 기술을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으며, 아마존 역시 최근 암호화폐 관련 도메인을 사들이는 등 글로벌 IT기업의 향후 미래 전략에 블록체인과 암호화폐가 포함되어 있다. 비트코인의 시카고 선물 거래(CME) 상장 시기와 맞물려 스퀘어가 이번 테스트를 통해 경쟁사보다 발 빠르게 미래를 그리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페이팔을 비롯해 글로벌 결제 기업들의 향후 전략이 궁금해진다.
관련 기사: Techcrunch, The Verge, Yahoo Finance | 이미지 출처: Square C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