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와 볼보가 자율주행 차량 개발을 위해 힘을 모으기로 했다. 미국 시간으로 20일, recode에 따르면 볼보는 자율주행 기능이 탑재된 SUV (XC90s) 2만 4천대를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순차적으로 우버에게 공급할 예정이다.
볼보 XC90s에는 자율주행에 필요한 핵심기술이 탑재되며, 우버는 여기에 자신들만의 자율주행 센서 키트를 싣게 된다. 최근 웨이모 (Waymo)가 크라이슬러의 패시피커 (Pacifica) 차량 600대를 테스트용으로 구매한다는 보도가 있었지만, 볼보와 우버의 이번 협약은 상업용 자율주행 차량 개발을 위한 가장 큰 규모의 계약이다.
그러나 우버가 계속 이 모델로 자율주행 서비스를 운영할 지는 분명치 않다. 우버 이용료 중 75%를 운전자에게 배분하는 현재의 수익 구조를 고려할 때 자율주행 서비스는 우버 입장에서 분명 수익성 높은 전략이다. 하지만 차량을 소유하고 유지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특히 자율주행 차량은 사람이 운전할 때와 달리 멈추지 않고 계속 운행할 가능성이 높아 차량 교체 시기도 잦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IPO를 준비하는 우버 입장에서 차량 구입 비용으로 수십억 달러를 쓰는 것도 옮은 전략은 아니다. 올해 1월 다임러와 맺은 파트너십이 이런 우버의 비용 부담을 줄이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자율주행 시장 선점은 우버에게 중요한 이슈다. 이미 웨이모는 이달 초 애리조나 피닉스(Phoenix)의 일반도로에서 자신들의 자율주행 차량이 운행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작년에 지엠(GM)이 인수한 크루즈(Cruise)는 자율주행 차량을 양산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올해 9월 공개한 상태다. 경쟁사 리프트(Lyft)도 우버의 전략과 달리 다수의 자동차 제조사들과 파트너십을 강화하며 마치 자신들을 자동차 제조사들을 대상으로 한 오픈 플랫폼으로 포지셔닝하고 있다.
우버와 볼보의 이번 계약은 볼보 입장에서는 큰 수익을 가져올 반가운 소식이나, 작년에만 28억 달러의 손해를 본 우버 입장에서는 위험을 감수한 투자일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최근 소프트뱅크의 100억 달러 투자는 우버에게 중요한 디딤돌이 될 수 있다. 발빠른 경쟁사들의 공격을 이겨내고 우버가 자율주행 차량 시대를 어떤 모습으로 리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