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학적인 미국 의료비 해결을 위해 뭉치다! Amazon, Berkshire Hathaway, JPMorgan

아마존, 버크셔 해서웨이, JP 모건 체이스의 CEO들은 미국시간 1월 30일 (화), 세 회사가 공동으로 독립적인 헬스케어 회사를 설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갈수로 치솟는 미국의 의료 비용을 해결하기 위해 의기투합한 것인데, 이 회사의 목표는 ‘인센티브나 기타 제약조항에 얽메이지 않고, 미국인들에게 현재 보다 접근하기 쉽고, 수준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한다. 현재, 이 목표 이외에는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으며, 2018년 말까지 이 회사의 CEO를 선임한 후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비즈니스를 시작할 계획이라고만 발표했다. 다만, 몇몇 관계자들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유추해보면, 현 미국 헬스케어 시스템 안에 복잡하게 얽혀있는 이해관계자들 (PBMs, insurance administrators, wholesale distributors and pharmacies)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 의료 시스템을 개선할 수 있는 기술적인 해결책 (Technological solutions)을 찾는데 초점을 맞추지 않을까 예상된다.

미국의 의료비용이 도대체 얼마나 부담이 되고, 의료 시스템에 얼마나 문제가 많기에 의료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어보이는 저 회사들이 직접 이 비즈니스에 뛰어들기로 결정했을까?

왼쪽 그래프를 보면 미국에서 부양 가족이 있는 직원들이 2017년 평균적으로 지불한 의료보험료가 $18,764 (약 2천만원)에 달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매달 약 $1,500 정도를 의료 보험료로 내는 셈인데, 회사에서 보험료의 70%를 보조해 준다고 가정하면, 직원 1인당 $13,000 이상의 비용이 매년 발생하는 셈이다.  직원 수가 1,000 명 인 회사의 경우, 직원 의료 보험료에만 연간 100억원이 훌쩍 넘는 비용이 발생하니 회사 재정에 부담이 되는 것은 분명하다.  게다가 저 돈은 매달 내는 의료 보험료일 뿐, 실제 병이 생겨 진료를 받게 될 경우 발생하는 진료비나 수술비, 그리고 투약비 등을 추가로 내야 하니, 지병이 있는 직원들의 복지와 생산성 향상이라는 측면에서도, 회사들이 팔을 걷어부치고 나설 만한 동기는 충분하다.  한 통계에 의하면 2016년, 미국의 헬스케어 관련 비용이 $3.6 Trillion (약 4천조원)이었는데, 이는 미국 GDP의 17.9%를 차지할 정도라고 한다.

이러한 의료보험 제도 및 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해 전임 오바마 대통령의 이름을 딴 ‘오바마 케어’가 시행되었으나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한 채 폐기되었다.  의료 비용을 낮추기 위해 미리 질병을 예방하고 (Preventive), 각 환자의 유전정보나 건강상태에 맞는 진료를 하겠다는 Personalized Medicine에 미국 정부도 많은 지원을 하고 있으며,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 애플, 구글과 같은 테크 회사는 물론 수많은 스타트업들이 뛰어들었다. 하지만, 아직도 복잡한 기존의 의료 시스템 (Legacy system)에 새로운 기술접목이 제대로 되지 않고있으며, 기술 발전의 속도를 제도가 따라잡지 못하면서 그 간극은 점점 커져만 가고 있다.  과거의 오랜 경험을 통해서 이 문제를 정치적으로 푼다는 것이 매우 어렵다는 것을 미국인들도 잘 알고 있다. 그래서인지 이 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깨달은 세 회사의 CEO들이 기술적인 해결책을 찾고자 하는지도 모르겠다. (테크니들: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이 성공하지 못하는 진짜 이유)

비슷한 맥락에서, 일 주일 전에는, 갈수록 치솟는 약값과 약품 부족에 대응하기 위해, 전체 미국 병원의 10%를 차지하는 4대 그룹이 연합하여 (Intermountain Health, Ascension and two Catholic health systems, Trinity Health and SSM Health, the VA health system) 제네릭 약 (Generic Drug)을 만드는 회사를 설립하기로  발표하였다.  정치권에 대한 로비나 정책을 통해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깨닫고 공동으로  힘을 합친다는 것이다

물론 이에 대해 비관적인 의견을 피력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 왜냐하면 IT 분야에서 성공한 개인이나 회사가 야심차게 의료, 헬스케어 분야에 도전했다가 (대부분 시장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뛰어들어서) 실패하는 경우가 그동안 너무도 많았기 때문이다.  에디슨 투자 리서치의 Maxim Jacobs는 ‘아직도 많은 이들이 헬스케어 비용을 낮출 수 있는 IT 마술이 존재할 것이라 믿는 것이 놀랍다’는 트윗을 날리기도 했다.

Maxim의 말마따나, 성공하기 쉽지 않은 도전임은 분명하다.  수십년 간 많은 이들이 노력했고, 대통령까지 팔을 걷어붙였지만 풀리지 않던 문제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실체도 없는 회사 설립 소식에 보험사 및 기타 관련 업계의 주가가 일제히 하락한 것을 보면 미국인들이 이 분야에 혁신을 얼마나 갈구하고 있는가를 간접적으로 알 수 있다. 게다가, 워렌버핏, 제프 베조스, 제임스 다이먼 이 세사람은 탁월한 통찰력과 실행력으로 각 분야에서 독보적인 성공을 거둔 사람들이고 오래전부터 자주 만나 헬스케어 산업에 대해 토론하면서 이번 결정을 내렸다고 한다.  아이디어나 정책 프로세스 등을 더 구체화시켜 수만명이 넘는 세 회사의 직원들을 대상으로 특정 지역에서  실험을 해본다면 수년 안에 의미있는 결과를 거둘 수도 있지 않을까?

관련 기사: WSJ , TechCrunch | 이미지 출처: MarketWat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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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샌디에고의 바이오테크 스타트업 NanoCellect Biomedical의 co-founder이자 CTO 입니다. 생명과학과 IT를 결합한 제품들, 특히 인류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기여할 수 있는 혁신적인 생명공학기술 및 메디컬 디바이스에 관심이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