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의 발전으로 더욱 많은 물품들이 온라인에서 거래되고 있지만 의류의 온라인 구매율은 여전히 낮다. 가장 큰 이유는 의류의 정확한 사이즈를 온라인으로는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 중 75%가 옷을 입어본 후에야 구매를 원하며, 소비자 중 35%는 사이즈 문제로 옷 구매를 포기한다고 한다. 온라인으로 의류를 판매하는 아마존(Amazon) 역시 이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아마존이 이러한 난제를 해결할 특허를 올해 1월에 취득한 것으로 보인다. 이 특허는 사이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로봇에 의한 맞춤 의복 생산에 관한 것이다. 이 특허에 따르면 로봇이 눈에 보이지 않는 형광 물질을 이용해 직물을 재단 및 재봉하여 맞춤형 의류를 제조할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향후 아마존의 로봇에 의한 맞춤 의복 생산이 예측된다.
아마존은 여러가지 점들을 고려하여 이 특허에 기재된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즉, 이 특허의 배경으로서 (1) 매력적인 의류 시장, (2) 로봇을 활용한 의류 제조의 자신감, (3)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가 엿보인다.
우선, 미국 의류 시장은 약 $300bn 규모로 가장 크고, 마진율이 높은 전세계 소매 시장 중의 하나로 꼽힌다. 그러나 전체 의류 판매 중 온라인 판매는 20%에 불과하여 아래 그래프처럼 다른 카테고리의 제품보다 온라인 판매 비율이 비교적 낮다. 이를 바꾸어 말하면 아마존에게는 의류를 온라인으로 판매할 수 있는 여지가 아직도 충분하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아마존은 로봇에 의한 맞춤 의복 생산에 필요한 고객 데이터를 꾸준하게 수집해 왔다. 아마존이 에코룩(Echo look)과 쇼핑앱 등을 통해 수집한 데이터들은 로봇 의류 제조 산업 진출을 위한 중요한 밑거름이 되고 있다. 파이낸셜 타임즈도 ‘아마존이 100만 고객의 신체 데이터를 확보하면 자연스럽게 의류 생산을 시작할 것”이라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
마지막으로, 아마존은 이번 특허를 통해 기존 패션 비즈니스와의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도 있다. 최근 2년 동안 아마존은 다수의 프라이빗 패션 브랜드를 출시하며 상품 중계업자뿐만 아니라 상품 공급자로서도 사업 영역을 확장해 왔다. 현재 알려진 아마존의 브랜드 수만 하더라도 19가지 이상이며, 이 중에서 일부 브랜드는 아래의 그래프처럼 연 100% 이상의 성장률을 거두고 있다. 나아가, 아마존은 ‘17년 8월에 스스로 스타일을 학습해 상품을 디자인할 수 있는 AI 디자이너까지 개발했다. 바야흐로 아마존은 단독으로 의류를 디자인하고 제조한 후 이를 빠르고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일각에서는 아마존이라 하더라도 패션 브랜드 구축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한다. 하지만 자라(Zara)로 대표되는 패스트 패션(fast fashion)의 성공을 볼 때 아마존의 성공 가능성이 낮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 패스트 패션 브랜드들은 수직 계열화를 통해 트렌드를 제품에 빠르게 반영하고 이를 저가에 제공하는 전략으로 성공할 수 있었다. 아마존도 이 공식을 그대로 채용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최고 수준의 유통, 물류, 및 기술력을 지닌 아마존이 과연 “The best place to buy fashion online”이 될 수 있을지 기대된다.
관련 기사: GeekWire | 이미지 출처: GeekWire, TechCrunch, Financial Times, Styles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