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이 홀푸즈(Whole Foods)를 인수한 지 1년이 지났다. CNBC에서 이와 관련한 커버 기사를 내놓았는데, 간략하게 변화를 짚고 넘어갈 수 있다.
아마존이 홀푸즈를 인수하기 전, 홀푸즈는 전년도 매장 판매 실적이 2.5%, 해당 연도에는 1.5%가 감소하고 있었다. 홀푸즈의 CEO인 존 맥키(John Mackey)가 먼저 아마존에 손을 내밀었고 제프 베조스(Jeff Bezos)가 이 손을 잡으면서 아마존과 홀푸즈는 함께 하게 되었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났다.
홀푸즈 매장의 변화
홀푸즈는 반품 비용을 줄이거나, 배송과 마케팅의 중요 요소로 부각된 오프라인 매장을 아마존에 제공하게 됐다. 아마존은 홀푸즈에서 에코(Echo)와 같은 기기를 판매하기 시작했고, 특정 홀푸즈 매장에서는 아마존 락커(Locker)를 제공하고 있다. 일부 매장에서는 아마존 프라임 회원을 위한 특별 할인 행사가 열리고 궁극적으로 모든 매장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또한 프라임 회원에게 무료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향후 아마존이 머천다이징(merchandising)에 더 집중하면 매장 직원 수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일부 지역에서 미 전역으로
홀푸즈의 가장 큰 과제 중 하나는 많은 틈새(niche)시장 상품과 지역 기반 상품을 구분하고 최적화시켜 비용을 절감하고 전국적인 소매업체로 자리매김하는 것이다. 많은 소규모 브랜드는 홀푸즈를 새로운 상품의 탄생지로 여기고 있는데 홀푸즈 입장에서는 소규모 브랜드 상품을 진열하는 것이 수익 측면에서는 크게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 각 지역별로 여러 브랜드를 관리하는 것은 복잡하기도 하다.
홀푸즈는 2015년 타겟(Target) 출신의 돈 클라크(Don Clark)를 고용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홀푸즈는 구매 프로세스를 중앙집중화하기 시작했다. 이 변화는 많은 소규모 브랜드가 지역별 홀푸즈 담당자가 아닌, 텍사스 오스틴에 위치한 홀푸즈 본사를 통해 상품 공급을 해야 함을 의미한다. 이 방식은 운영을 단순화하고 각 브랜드의 확장성을 높이지만, 규모를 키우거나 확장할 계획이 없는 소규모 브랜드에게는 부담스러울 수 있다. 또한, 홀푸즈는 머천다이징을 중앙집중화하기 시작했다. 각 브랜드가 제삼자에게 아웃소싱을 의뢰하는 대신 매장 디스플레이와 각종 관리를 직접 담당해야 한다는 의미다.
아마존은 보물 데이터를 발견했다
아마존이 홀푸즈를 인수한 이유가 더 명확해지고 있다. 아마존이 온라인 식료품 사업과 자체 상품(PB상품, Private Label)을 확장하면서, 더 많은 쇼핑 데이터를 손에 넣을 수 있게 됐다. 아마존은 프라임 서비스와 홀푸즈의 쇼핑 경험을 결합하면서 같은 고객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쇼핑하는 방식과 데이터를 더욱 자세히 파악할 수 있다. 식료품 매장으로만으로 할 수 없는 광고 및 프로모션 타켓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많은 고객은 여전히 식료품은 온라인에서 검색하지만, 직접 쇼핑하며 구매하기 때문에 온라인과 오프라인 조합은 강력하다.
신선식품 배송에 다시 도전
홀푸즈를 통해 아마존은 신선한 음식을 제공하기 위해 다시 노력하고 있다. 샴푸나 키친 타월 등과 달리 신선식품은 쉽게 상하기 마련이라, 배송이 복잡하고 저장 비용이 별도로 필요해 취급하기 쉬운 형태는 아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마존은 아마존 프레시(Amazon Fresh)를 활용하기 위해 큰 노력을 기울였지만 큰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홀푸즈 매장은 신선식품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방법을 제공하면서 동시에 신선식품을 배송하기 위한 거점으로 활용되고 있다. 고객은 아마존보다는 홀푸즈라는 브랜드가 제공하는 식품과 육류를 신뢰하고 주문하려는 경향이 있다.
잠자던 소매업이 깨어났다
홀푸즈 밖에서 상황은 급변하고 있다. 소매업계는 아마존과 홀푸즈의 연합에 두려워할 뿐만 아니라, 가격 경쟁력을 갖고 전통 소매업을 공격하는 알디(Aldi)와 리들(Lidl)의 업계 침투에 직면하고 있다. 홀푸즈 인수가 발표됐을 때, 크로거(Kroger)의 주가는 32달러에서 21달러로 하락했다. (현재는 24달러에 거래)
작년, 많은 소매 기업은 매장의 외형적 성장보다는 기술 또는 플랫폼을 인수하는 데 주력했다. 월마트는 인도의 플립카트(Flipkart)를 인수했고, 타겟은 배송 서비스 기업인 Shipt를 인수했다. 영국의 온라인 슈퍼마켓인 Ocado에 투자한 크로거는 밀 키트(Meal Kit) 기업인 Home Chef를, 알버트슨(Albertsons)은 역시 밀 키트 기업인 Plated를 인수했다.
소매 기업은 신선식품, 반조리 식품, 심지어 레스토랑에 집중해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이와 더불어 수익성 높은 PB상품(Private Label)에 더욱 큰 관심을 보인다. 유기농 제품은 점차 다양해지면서 꼭 홀푸즈만을 출시할 대상으로 삼지는 않는다. 타겟, 코스트코, 월마트와 같이 다양한 소매 기업으로 판로를 확대하는 추세다.
대형 식품 제조사들의 위기
식료품점이 위와 같은 추세에 반응하면서, 식품 제조회사들 역시 영향을 받았다. PB상품, 신선식품, 특수식품이 주목받으면서 기존 대형 식품 제조사들의 진열 공간을 빼앗아가고 있다. 아마존과 홀푸즈 인수로 인해 온라인 식품 쇼핑이 가속화되면, 기존 제조사들은 이에 맞춰 전략을 바꿔야 할 필요가 있다. 대형 브랜드에 대한 불신, 제조 비용 증가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 대형 제조사들은 쉽지 않은 상황에 처해있다. General Mills, Hershey와 Campbell과 같은 기업들이 대형 딜을 진행하면서 이에 반응하고 있다. 이러한 전략이 제조사에 도움이 될지는 아직 말하기 이르다.
우리가 아직 알지 못하는 것들
홀푸즈는 United Natural Foods를 통해 유통하고 있다. 아마존은 계약 만료 시점에 재계약을 하거나, 자체 유통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 재계약이 되지 않으면 UNFI는 사업에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된다. 홀푸즈는 아마존 협상 이전부터 인스타카트(Instacart)를 통해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다. 아마존이 자체 배송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는 점과 연관 지어 보면 과연 어떤 의미일까? 인스타카트는 오른편에 아마존, 왼편에 홀푸즈인 라인업을 준비하고 있다.
홀푸즈의 영역은 다른 식료품 경쟁자보다 작지만, 과연 아마존이 성취하고자 하는 식료품 산업에서 충분히 역할을 할 수 있을까?
관련 기사 및 이미지 출처 : CNBC